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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장의 ‘김치 프리미엄’, 원인은 무엇인가?

<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8기 / 김한결 기자] 우리나라에서 암호화폐를 거래할 때 생기는 특이 현상인 ‘김치 프리미엄’은 암호화폐 가격이 국외에 비해 한국에서 더 비싸게 거래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를 꼽고 있다. 

코빗 가상화폐 리서치센터 연구진은 김치 프리미엄은 공급의 병목현상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들이 언급한 정부의 규제는 외국환거래법이다. 외국환거래법이란 우리나라의 돈을 외국의 통화 등 돈으로 인정받는 것으로 바꾸는 것과 해외 송금을 제한하는 법이다. 그래서 정부의 자금세탁방지 규정으로 인해 내국인은 국제 암호화폐 시장에서 거래하려면 원화를 환전할 수 있는 국내 거래소만을 이용하게 돼 있다. 또한, 비트코인의 이점은 국경에 상관없이 거래가 자유롭다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자국의 통화로 환전하기가 쉽지 않아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의 시장에는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한편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내 비트코인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높은 수요가 맞물려 공급병목 현상이 초래되었다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 거래소와 비교해 더 높게 책정되는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 터키, 아르헨티나 등의 국가에서도 관측된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빠른 인터넷 인프라로 인해 신속한 가상화폐 거래소 입금 채널이 가능하기 때문에 ‘김치 프리미엄’이 더욱 도드라지게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의 발전한 경제적인 상황도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했을 것으로 코빗 연구진은 추정했다. 우리나라의 매수세가 해외 가상화폐 시장보다 강한 편이다. 전체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700만 명 이상이 암호화폐 거래소에 가입해 거래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12월 28일 비트코인 거래소인 업비트 프리미엄 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종가는 1억 4480으로 해외 거래소의 시세보다 약 5.3% 높은 가격에 책정되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12월 중순부터 비트코인 시세가 떨어지면서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이러한 투자자들의 패턴도 우리나라 거래소의 책정가격이 높은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암호화폐 기업가 블룸버그는 몇몇 투자자들은 해외와 한국 가상화폐 시세의 차이를 이용해 더 큰 수익을 올린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에서 암호화폐가 인기가 많아지는 현상에 대해 국가로부터 숨어서 투자할 수 있고 한국인들은 위험하고 투기적인 투자를 좋아하는 욕구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업비트에서의 암호화폐 거래량이 코스피를 추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11월 1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DCON 2024에서 한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가상화폐 시장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김치 프리미엄을 해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해외 거래소와 우리나라 거래소의 가격 차이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굉장히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경우 국가 간 통화 이동이 훨씬 자유롭고 기관 투자가 허용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차이점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가격의 괴리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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