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는 수소 에너지의 이동수단?
국내 연구진, 암모니아 생산에 ‘볼 밀링 법’ 개발
비료, 세제 뿐만 아니라 폭발물, 수소 운송 수단, 냉매 등에 활용
[위즈덤 아고라 / 김현동 기자] 암모니아는 하나의 질소 원자와 3개의 수소 원자가 결합된 알칼리성 화합물이다.
암모니아의 대량 생산에 주로 쓰인 방식은 하버-보슈 방식으로 촉매를 사용해 수소와 질소를 고온, 고압에서 결합해 암모니아를 생산한다. 하지만 보다 효율적인 생산을 위해 암모니아 생산 방식들에 대한 꾸준한 연구가 진행됐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암모니아 제조에 대한 성과를 냈다. 2020년 12월 15일, 울산과학기술원 백종범 교수팀은 ‘볼 밀링 법’을 개발했다. ‘볼 밀링 법’의 원리는 용기에 쇠구슬과 철가루를 넣고 회전시키면서 질소 기체와 수소 기체를 주입하는데, 철가루에 의해 질소 기체가 분해되면서 수소가 달라붙고 암모니아를 만든다. 하버보슈 방법과 비교했을 때, 온도는 10분의 1인 45도이고 기압은 200분의 1인 1 기압으로 비교적 쉽게 생산이 가능하며 수득률도 25%에서 82.5%로 크게 향상되었다.
암모니아의 대표적인 용도로 비료가 있다. 질소는 식물의 광합성에 큰 역할을 하는 엽록소를 만드는데 일조해 작물의 생장을 돕는다. 동물의 비뇨와 같이 천연질소화합물로는 질소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암모니아의 대량 생산을 통해 식물에게 질소를 공급한다.
다른 용도로 암모니아는 수소의 운반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현재 신재생에너지로 주목을 많이 받는 수소는 이동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데, 질소와 결합시켜 암모니아를 만들고 수송이 끝난 뒤 이 암모니아를 다시 수소로 바꾸면 보다 안전하게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소의 액화 온도는 -252.8도로 초저온 초고압으로 유지해야 되기 때문에 경제성이 매우 낮으며 폭발 가능성이 매우 높아 도시 바로 안으로는 수송하기에는 제한을 받아 수소 충전소 공급이 어렵다. 그러나 암모니아는 -33 도면 액화 상태로 기압도 10 기압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장거리 이동하는 데 있어 적합한 화합물이다.
또한, 암모니아는 수소보다 단위 부피당 1.7배 더 크기 때문에 수소 그 자체로 운반하는 것보다 더 많은 용량을 운송할 수 있다.
암모니아는 폭발물, 세제, 냉매로도 사용된다. 질산과 수산화 암모니아를 반응시켜 만든 질산암모늄을 경유와 47대 3 비율로 섞을 시 폭발물이 제조된다. 프레온이 등장하기 이전 암모니아는 에어컨 및 냉장고에 많이 쓰였다. 다만, 암모니아의 알칼리성 때문에 식품에 접촉될 시 상하게 되며 공기 중에 암모니아가 유출되면 인체에 매우 해롭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지난 6월, 부산 사하구 한 조선소 화장실에서 암모니아와 황화수소가 누출돼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친 사고가 있었으며, 2월에는 필리핀의 한 얼음 공장에서 암모니아가 유출돼 최소 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하는 일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