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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과 숫자로 정의되는 나?

MBTI와 에니어그램

“당신의 MBTI는 무엇인가요?”  

<PIXABAY 제공 >

[객원 에디터 3기/ 황시후 기자] 예전엔 처음 만나는 상대에게  혈액형을 물어보며 상대를 조금 더 빨리 파악하고자 했다 . 요즘은  그 질문이  MBTI 유형을  물어보는것으로 바뀌었다

2022년 현재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MBTI (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성격유형검사 의 한 종류이다. 미국 심리학자 캐서린 브릭스와 그의 딸 이사벨 마이어스가 정신분석학자 카를 융의 이론을 토대로 1921부터 1962년에 걸쳐 만들었으며 1975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 되었다.

이 성격검사는 외향형 (E)과 내향형 (I), 감각형(S)과 직관형(N), 사고형(T)과 감정형(F), 그리고 판단형(T)과 인식형(P) 등 4가지 분류 기준에 따라 성격을 16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 무료 성격유형검사 홈페이지 갈무리 >

검사하는 방법은 온라인에서 떠도는 웹사이트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정확한 방법은 전문 MBTI 검사지를 사용하는 것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온라인 무료 검사는 해석하는 과정에서 특정 측면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무료 온라인 웹사이트들은 매우 동의, 중립, 매우 비동의 등 선택지의 폭이 넓지만, 전문 검사지는 동의와 비동의 단 두개의 선택지 밖에 없다. 

myersbriggs.com에 따르면 MBTI의 목적은 “개인이 지각과 판단을 선호하는 방식의 기본적인 차이 때문에 생기는 다름을 MBTI를 통해 사람들의 삶에서 이해하고 유용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차의과학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김지연 교수는 “자기 이해에 대한 우리 청년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과 더불어 MBTI라는 도구 통해 나와 타인의 심리적인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분명히 긍정적”이라 말했다. 그의 말처럼 MBTI 성격 테스트는 성격 유형 간의 관계와 궁합에 조금 더 초점을 둔다.

에니어그램(enneagram)은 유서가 깊은 대중화된 성격검사 중 하나이다.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MBTI에 비해 정확한 유래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현대 에니어그램은 그리스, 중동을 거쳐 러시아 구르지예프의 신비적이고 종교적인 에니어그램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한국 에니어그램 협회 제공 >

현대 에니어그램은 1번부터 9번까지 성격유형을 9가지로 나눈다. 각 유형은 고유의 날개를 가지고 있고, 또 머리형 [사고 중심], 가슴형 [감정 중심], 장형 [본능 중심]으로 나뉜다. 에니어그램을 검사하는 방법은 무료 웹사이트부터 전문가에게 검사받는 것까지 다양하다. 김명준 대표는 “약은 약사에게 처방받듯이 성격검사 사해설도 자격을 취득한 전문가에게 받아야 운세 풀이 식이 아닌, 실제 나를 이해하는 데 도움 되는 얘길 들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에니어그램의 특징은 자신의 상태에 따라 유형이 바뀐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불안한 상태라면 7번, 편안한 상태라면 4번, 압박감에 시달린다면 1번과 같이 유형이 바뀔 수 있다. 에니어그램은 자기 계발, 자기 단련, 자아성장 등을 중심으로 한다. 상대방과의 궁합과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경우에 행복하고 슬픈지, 어느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를 알려줌을 통해 자신이 어떤 심리 상태에 있는지 알려준다.

현대의 심리학자들은 성격 테스트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특정 기준을 통과하도록 요구한다. 사회과학에서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기준을 사용하는데, 바로 “범주가 신뢰할 수 있고 유효하며 독립적이고 포괄적인가?” 이다.

MBTI와 에니어그램은 단순히 통계적으로 사람들을 유형별로 구분한 뒤, 각 집단의 대표적인 특성을 기술한 것이다. 그러므로 위 네 가지 기준을 충분히 충족하지 않는다. 과학정보기술 통신부는 “두 검사는 스스로 검사를 진행하는 자기 보고 형식으로 응답을 100% 신뢰할 순 없다”라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MBTI는 칼 융의 이론만을 근거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충분한 연구를 거친 MMPI(다면적 인성검사), NEO-PI(5 요인 성격검사)등에 비해 신뢰도 타당도가 떨어진다”며 “이해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4개 지표로 사람의 성격을 범주화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라고 설명했다.

MBTI와 에니어그램은 나 자신과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유용하다. MBTI는 상대방과의 궁합을 중요시하지만 에니어그램은 자기 자신에 초점을 맞춘다. 두 각기 다른 성격유형검사의 인기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신과 상대방을 이해하고 싶어 하는지 증명한다. 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재미 삼아 검사해 보고, 대화 주제로 활용하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지연 교수는 “MBTI 검사를 사람들을 16가지로 분류하기 위한 검사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검사의 개발 목적에 맞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깔이나 향기가 어떤지’를 알아보는 검사라고 생각하고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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