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안세영 선수와 배드민턴협회의 갈등

갈등의 발달과 최근 열린 비공개 간담회

<Illustration by Serin Yeo 2008(여세린)>

[객원 에디터 8기 / 최현우 기자] 2022 황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부상 투혼 끝에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안세영은 2024 파리 하계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허빙자오(중국)를 2대 0으로 승리하고 금메달을 따냈다. 안세영은 올림픽 우승 후 인터뷰에서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며 “이제야 숨이 쉬어지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나 이후 부상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무릎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해 파리 올림픽에 나올 수 없는 상태였음을 밝혀 대중에 큰 충격을 안겼다. 또한 해당 문제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실망을 많이 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을 계속하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후 안세영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부상에 있어서는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기에 저 또한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랐다”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협회에서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꿔 나가고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부상에 효율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여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있도록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배드민턴협회와의 갈등에 대해 첫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배드민턴 코치진은 배드민턴협회를 통해 입장문을 공개했다. 협회는 선수단이 귀국하는 대로 빠른 시일 내에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과의 면담을 진행하고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할 예정임을 밝혔다. 안세영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국제 대회에 출전시켰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선수의 대회 참가 여부 의사를 무시한 채 참가시킨 대회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은 안세영이 금메달을 획득하고 작심 발언을 한 뒤 처음으로 대면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전체적으로 구세대의 관습은 없애야 한다”면서 국가대표 선발, 후원과 계약에 대한 규정을 모두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학균 대표팀 감독에 대해서는 “올림픽 출전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운영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하며, “잘하는 선수들과의 소통도 진짜 원활히 이뤄졌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협회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는 엘리트 체육 인사들이 협회 행정을 방해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에 대해 제기된 의혹은 내부 파벌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안세영 선수가 의견을 낸 부분에 대해서 전부 검토할 것이며 다만 다른 종목과의 통일성을 유지해야 하기에 혼자 결정할 사안은 아니라고 밝혔다.

해당 사안이 심각해지면서 더불어 민주당 소속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들이 지난달 20일 안세영 소속팀인 삼성생명 관계자들과 김택규 배드민턴협회 회장을 만나 의견을 듣고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안세영은 자신의 발언이 생각보다 파장을 크게 일으켰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또한 “요구사항이 있다면 선수들의 의견을 잘 들어주면 좋겠다”라고도 말했다. 민주당 문체위원들은 간담회 내용을 바탕으로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등을 대상으로 현안 질의를 할지 검토할 계획이다. 한 문체위원은 “필요시 청문회를 실시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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