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 에디터 8기 / 한동욱 기자] 인공지능(AI)은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을 이끌고 있으며 인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도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가속됐는데, 그 중심에는 자연어 처리 모델인 CHAT 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이 있었다. CHAT GPT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런 성공은 원자력 산업과 같은 특수 분야에서도 AI 활용 가능성을 확장하는 가능성을 보여주게 됐다.
원자력 산업은 높은 안전성과 정확성이 필수적인 분야로 기존 AI 모델로는 한계가 존재했다.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원자력 분야에 최적화된 AI 모델인 아토믹 GPT(AtomicGPT)를 개발했다.
아토믹 GPT는 원자력 관련 문서 분석과 보고서 작성, 기술 검증, 규제 준수 검토 등의 구실을 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원자력 관련 논문, 규정, 보고서를 학습해 전문가 수준의 보고서 초안을 작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구원과 엔지니어는 많은 시간을 절약하게 될 것이다. 더욱 신속하고 정확한 문서 작성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이와 더불어 아토믹 GPT는 기존 문서를 분석하고 요약하는 기능을 제공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원자력 산업에서는 엄격한 법규와 규정을 준수하는 게 중요하다. 아토믹 GPT는 해당 산업에서 요구되는 규제 사항을 반영해 법규 준수 여부를 자동으로 검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과 연구소는 법적인 위험을 줄이고, 효율적인 정책 분석을 수행한다. 또한 최신 법규 사항을 반영해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원자력 시설 운영 및 연구 과정에서는 많은 양의 데이터가 생성된다. 아토믹 GPT는 이런 데이터를 정리하고 분석해 최적의 설루션을 만들어내는 데 도움을 준다.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이 가능해지면서 연구기관과 기업은 더욱 정교한 예측 모델을 만들어내고, 시설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아토믹 GPT는 또 다른 주요 기능이 있다. 바로 연구 및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기술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점검하는 기능이다. 이는 신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고 표준화 절차를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연구진은 AI 기반 분석을 활용해 기술 검증을 전보다 훨씬 빠르고 신뢰성 있게 수행할 수 있다.
아토믹 GPT는 80억 개 및 700억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두 가지 버전으로 개발됐다. 모델의 규모가 클수록 복잡한 문서에 대한 답변이 더 정확해지며, 작은 모델은 신속한 응답과 가벼운 활용에 적합하다.
원자력연구원은 자체 성능 평가 기준(Atom Bench)을 활용해 아토믹 GPT의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미터(Meta)의 라마 3.1(Llama 3.1), 알리바바(Alibaba)의 큐원 2.5(Qwen 2.5) 등 글로벌 AI 모델과 비교했을 때 원자력 분야에서 최대 24%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일반적인 AI 모델은 원자력 산업에서 사용되는 전문 용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보안상의 한계 때문에 활용이 굉장히 제한돼 있었다. 반면 아토믹 GPT는 원자력 전문가들이 직접 어휘와 지시문을 학습시켜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게 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아토믹 GPT는 단순한 문서 작성 도움 기능을 넘어서 원자력 발전소 운영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연구진은 원자로 모의실험 장치를 조종하는 ‘원자로 AI 조종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AI 조종사는 실시간으로 원자로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한 것을 찾아내고, 사고 상황을 예상해 전문가의 결정을 돕는 역할을 한다.
아토믹 GPT는 전 세계 AI 개발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무료 공개 플랫폼인 ‘허깅페이스’에 공개됐다. 이를 통해 다양한 연구기관에서 아토믹 GPT를 이용한 추가 연구와 새로운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