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일랜드와 영국: 식민 지배의 상처와 평화의 길

영국-아일랜드 관계의 역사의 현재 상황 분석과 미래 전망

 <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8기 / 신승우 기자] 아일랜드와 우리나라, 두 국가는 역사적으로 식민 지배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16세기부터 영국의 지배를 받으며 수세기 동안 저항의 역사를 이어왔고, 우리나라는 일본 제국의 식민 통치 아래 35년 동안 고통을 받았다. 이러한 두 나라의 공유된 경험은 멀리 떨어진 나라임에도 각 나라 국민이 서로의 식민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됐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관계는 오랜 식민지 지배와 저항의 역사로 이어져있다. 아일랜드는 1921년 ‘영국-아일랜드 조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400년간 영국의 지배 하에 있었다. 1921년 아일랜드는 공식적으로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으나, 북아일랜드는 영국의 일부로 남아있다. 영국은 16세기부터 아일랜드 섬의 점령을 공식화했는데, 이는 신교 영국과 가톨릭을 믿는 아일랜드 간의 종교 갈등에서 비롯됐다. 영국은 아일랜드를 점령해 영토 확장 및 가톨릭 세력을 약화시키고자 했다. 17세기에는 올리버 크롬웰이 이끄는 영국군이 아일랜드를 철저히 짓밟으며 ‘아일랜드 정복’을 완수했다. 이후 아일랜드는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고, 아일랜드인들은 ‘하얀 흑인’이라 불리며 당시 흑인 노예들과 비슷한 취급을 받았다.

아일랜드인들은 영국 지배에 지속적으로 저항했다. 18세기말 ‘아일랜드 애국당’ (Irish Patriot Party) 이 결성되어 무력 투쟁을 시작했고, 19세기 초에는 대표적인 민족주의 운동가 다니엘 오코넬이 아일랜드 가톨릭의 해방과 자치권 운동을 이끌었다. 1916년에는 부활절 봉기가 일어나 영국군과의 충돌이 있었다. 이러한 오랜 투쟁 끝에 1921년 아일랜드 남부의 26개 주는 독립해 아일랜드 자유국으로 수립되었다. 하지만 북부 6개 주는 여전히 영국 지배 하에 ‘북아일랜드’라는 이름으로 남아있다. 북아일랜드에서는 가톨릭계 아일랜드인과 신교도 영국계 주민 간 갈등과 분쟁이 지속되어왔다. 1960년부터는 본격화된 내전으로 인해 30여 년에 걸쳐 3,6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영국군과 아일랜드공화국군(IRA)과 같은 무장 단체 간 충돌이 잦았고, 폭탄 테러 및 무력 대치 상황이 이어졌다. 1998년 ‘벨파스트 협정’으로 평화가 찾아왔지만 영국-아일랜드-북아일랜드 관계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2020년,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유럽 연합 간의 관계가 변화하면서 북아일랜드와 영국 간의 통관 문제가 부각됐다. 북아일랜드는 영국 본섬과 떨어져 있고, 아일랜드와 연결돼있는 지리적 특성으로 EU와의 단일시장에 남아있게 되면서 사실상 영국 본토와 분리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브렉시트 이후 체결된 ‘북아일랜드 의정서’는 영국 본토들과 달리 북아일랜드는 유럽연합의 단일시장에 남는다는 내용을 발표했는데, 국민들에게는 영국과 유럽연합의 법률이 공존하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정치적으로는 북아일랜드 내 영국계 연합주의자들과 아일랜드계 민족주의자들 간의 갈등이 고조됐다. 연합주의자들은 영국 본토와의 분리를 반대하며 브렉시트 합의안에 강력히 반발한 반면, 민족주의자들은 아일랜드 통일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극단적인 갈등으로 인해 정치적 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사회적으로는 북아일랜드 주민들의 정체성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영국계와 아일랜드계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사회적 불안정성이 증가하고 있다.

영국, 아일랜드, 북아일랜드 간의 관계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과제로 남아있지만, 평화와 화해의 경우는 여전히 존재한다. 아일랜드 섬의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상호 간의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 영국, 아일랜드, 북아일랜드 그리고 유럽연합은 북아일랜드의 지속적인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영국 정부는 북아일랜드 주민들의 요구 사항을 경청하고, EU 또한 열린 자세로 임해야 한다. 또한, 아일랜드 또한 양측 간의 중재가 역할을 수행하며 서로의 입장을 좁혀나가야 한다. 북아일랜드의 정치적 안정은 향후 관계 개선의 핵심 요소이다. 연합주의자와 민족주의자 간의 대화가 지속되고, 이해를 바탕으로 한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정치적 갈등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영국-북아일랜드-아일랜드와 유럽연합 간의 관계는 여러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안고 있다. 사회, 정치적 통합을 위한 노력이 병행된다면, 안정적인 미래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수세기에 걸친 영국과 아일랜드 간의 식민지배와 저항, 그리고 북아일랜드 내전 등 아픈 역사는 오히려 대화와 화해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브렉시트 이후 북아일랜드를 둘러싼 갈등과 대립은 과거의 상처에 더해 새로운 갈등을 초래시켰다. 그러나 영국, 아일랜드 그리고 북아일랜드는 이 상황을 화해와 상호 존중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영국과 아일랜드 정부 그리고 북아일랜드 주민 모두가 대화에 참여해 서로의 입장을 듣고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영국과 아일랜드 정부는 양국의 오랜 갈등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평화로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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