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식후 몰려오는 졸음, 식곤증이 아닐 수도 있다

식사후 졸음의 다양한 원인들

효과적인 식곤증 예방을 위한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 습관 개선

 <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8기 / 임지나 기자] 가을이 시작되면서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자 낮 시간 동안 졸음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로 인한 피로감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며,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 대부분 해결되는 일시적인 증상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잠을 충분히 잤음에도 불구하고 낮 시간 동안 지속적인 졸음을 느낀다면, 기면증, 당뇨병, 우울증 등 다른 건강 문제가 원인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식사 후에 자리에 앉으면 졸음이 쏟아지는 현상은 흔히 ‘식곤증’이라고 불리며, 이는 자연스러운 생리적 반응이다. 식사를 하면 소화를 돕기 위해 혈액이 위장으로 집중되며, 이로 인해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어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자신만 유독 심한 졸음을 경험한다면, 이는 단순히 과식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특히 다른 사람들보다 식사 후 졸음이 더욱 심한 경우, 당뇨병의 초기 증상이 아닐까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된 혈당 스파이크 현상은 공복 상태에서 특정 음식을 섭취한 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했다가 빠르게 하락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식사 후 혈당은 140을 넘지 않아야 하며, 두 시간 후에는 정상 수치로 돌아와야 한다. 하지만 혈당이 자주 급격히 변동하게 되면 인슐린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혈당 조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심한 졸음 외에도 심한 갈증, 자주 소변을 보는 것, 그리고 식욕 증가와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징후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한편, 우울증 또한 심한 졸음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종종 간과된다. 특히 ‘비정형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과 다르게 잠을 많이 자고 식욕이 증가하는 특성이 있다. 이 유형은 전체 우울증 환자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며, 증상이 다른 유형에 비해 눈에 띄지 않아 주변 사람들이 알아차리기 어렵다. 비정형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하루 10시간 이상의 과도한 수면, 체중 증가, 납마비(몸이 무겁게 느껴짐), 심한 감정 기복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전문적인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식곤증은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가끔 너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특히 전날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했거나,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 혹은 더운 여름철에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음식 속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이 세로토닌으로 변환되면서 긴장이 풀리고 졸음을 유발하게 되는 게 식곤증인데 세로토닌은 일부가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으로 바뀌기도 하여, 이로 인해 식곤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식곤증을 예방하려면 점심에 세로토닌의 원료인 트립토판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돼지고기, 우유, 견과류 같은 식품은 트립토판이 풍부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과식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이는 뇌로 가는 혈류량 감소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식사 후에는 잠깐 산책을 하며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햇빛은 세로토닌이 멜라토닌으로 변하는 것을 억제해 준다. 더불어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좌뇌와 우뇌를 자극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오른손은 위아래로, 왼손은 좌우로 움직이며 양손을 바꿔 반복하면 두뇌 전체를 깨우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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