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식량위기에 처한 세계… 가난한 나라에 큰 타격

곡창 지대인 우크라이나 침공에 비상등 켜진 식량위기 

전세계적으로 퍼진 식량 우려

공급에 따른 곡물가 상승, 가장 큰 피해자는 가난한 나라 

<Illustration by Yeony Jung>

[위즈덤 아고라 / 임서연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세계의 곡창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지배 면적 급감에 주위 이집트 등 아랍 국가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식량위기 공포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곡물뿐만 아니라 비료수급이 악화되면서 북반구 대부분 지역에서 파종시기 비료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아시아 지역 각국도 식량위기에 대비해 곡물 및 비료 수출을 강력히 금지하기 시작했다. 이상 기후로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주요 식량 생산 국가들의 작황이 악화되면서 각국 간 식량 수급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으며 각국은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 18일 기준 그린마켓 북미 비료 가격지수는 쇼트톤(미국질량단위)당 1248.09달러를 기록해 연초 대비 30.47% 급등했다. 미국과 서방의 대러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캐나다에 이어 세계 2위 칼륨비료 생산국인 러시아의 수출이 급감하면서 비료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전 세계 비료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대러제재로 인해 비료 수급이 제한되면 모든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식료품 가격 급등세가 더욱 증가할 것을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국제유가, 비료 등 곡물과 관련된 모든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앞으로 식품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주요 곡물 및 비료 수출입 항구가 밀집한 흑해 연안 항구들이 봉쇄되고, 주요 철도망 또한 파괴되면서 러시아와 벨라루스, 우크라이나산 곡물과 비료 수출길이 전면 차단된 상태이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러시아뿐만 아니라 주요 식량생산국인 미국과 중남미, 중국, 인도 등에서도 비료수급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는 23일, 전 지구적 식량 위기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3억 3000만 유로 규모의 긴급 지원 프로그램을 발의했다. 집행위는 “러시아가 식량 저장고를 의도적으로 파괴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에서, 특히 포위된 도시들에서 식량 안보는 매우 중요하다”며 “우크라이나가 단기 및 중기 식량 안보 전략을 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아시아 또한 식량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러시아산 비료 수급 의존도가 큰 중국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은 주요 칼륨비료의 53%를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수입하고 있어 비료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중국은 지난해 10월부터 비료 원자재 수출까지 제한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기상 이변까지 더해져 각국의 작황 악화가 식량위기를 더욱더 심화시키고 있다. CNN에 따르면 미국 최대 밀생 산지인 캔자스주의 가뭄이 지속되면서 밀 흉작이 전망되고 있으며 또 다른 밀 생산지인 오클라호마주는 75% 이상, 텍사스주 또한 60% 가까운 지역이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공급 부족과 그에 따른 곡물가 상승이 가난한 나라에 더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AP는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이 전 세계 1억 2500만 명을 지원하기 위해 구입하는 곡물의 거의 절반이 우크라이나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국제옥수수밀연구소(CIMMYT) 책임자 앨리슨 벤틀리는 “부유한 국가는 식품 가격 인상을 가난한 나라보다 쉽게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저소득 국가는 빵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 등이 제한될 것”이라며 “남반구를 포함해 이미 취약한 사람들의 즉각적인 식량 공급 안전을 위해 전례 없는 수준의 국제 정치 및 경제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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