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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이 종결, 이후 중동 정세의 여파

중동의 새로운 안보 위협과 국제사회의 도전 과제

< Illustration by Grace Ku 2008(구예은) >

[객원 에디터 8기 / 신승우 기자] 지난 8일, 시리아 내전이 13년 만에 종결됐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촉발됐으며, 53년에 걸친 알 아사드 가문의 독재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이 누적된 결과였다. 시리아 내전의 종식에는 다양한 군사적 요인들이 작용했다. 아사드 정권은 러시아의 공군 지원을 받으며 전투를 이어갔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이러한 지원들이 약화되면서 군사적 열세에 놓이게 됐다. 전투기와 수송기의 운용이 어려워지면서 정부군은 반군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저지하지 못하게 되었다. 

한편으론 이란이 중동 지역에서 가지는 영향력과 세력의 약화도 시리아 내전 종결에 큰 역할을 했다. 이란은 시리아 내전에서 알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 왔지만, 현재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분쟁 같은 다른 지역의 갈등에도 집중해야 했고 이로 인해 시리아에 대한 이란의 지원이 분산되면서 시리아 내에서의 군사적 영향력이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 있어 미국은 시리아 북동부 지역을 장악한 쿠르드족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 (SDF)을 지원했다. 세계의 여러 강대국들이 자국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위해 시리아 내전에 개입했으며, 앞서 말했듯이 서방국가들은 일부 반군을 지원했고 러시아는 이란과 같이 알 아사드 정권을 지지했다. 시리아 내전에는 여러 국가들이 개입했지만, 각자의 군사적, 안보적 분쟁 안건에 집중하느라 시리아 내전을 결론짓는데 필요한 충분한 지원을 제공하지 못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시리아 내전이 최근까지 장기화되는 데 일조했다.

시리아 내전의 종식은 중동 지역에 새로운 불안정성을 일으켰다. 정권 붕괴로 인한 시리아의 권력 공백이 발생했고, 이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갈등이 격화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정권이 붕괴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어 극단주의 세력이 재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과거 IS가 시리아의 혼란을 틈타 세력을 확장했던 점을 고려할 때, 향후 다른 극단주의 세력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리아 내부의 정치적 불안정과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이러한 세력들이 다시 부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으며 내전 종식 이후에도 주변국들의 개입으로 인한 갈등 증폭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또한 난민 문제 등 인도적인 위기에도 직면해 있다. 시리아 내전이 반군의 승리로 끝나자 유럽 각국이 시리아 출신 피란민의 망명 절차를 중단하고 있다. 독일 연방이민난민청은 시리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시리아 피란민 망명 심사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영국 또한 시리아 난민의 망명 절차를 중단했으며, 이탈리아를 비롯해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그리스 정부도 시리아 피란민의 망명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내전 이후 시리아의 재건 또한 어렵다는 전망이다. 내전으로 인해 시리아의 주요 산업 기반은 붕괴되었고, 기본적인 자원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시리아 국민의 상당수가 절대적 빈곤층에 속하며, 이는 경제 재건을 위한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시리아 내전의 종식은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주춧돌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극단주의 세력의 재부상 가능성, 주변국 간의 갈등 증폭, 인도적, 경제적 위기는 향후 시리아와 중동 정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며, 단순히 내전이 종식되었다는 사실에 그치지 않고 시리아, 나아가서 중동의 안정과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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