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드는 자기애
자기애의 개념과 특징
나이를 먹으면서 줄어드는 자기애
자기애 관련 앞으로 진행될 연구 계획
[객원 에디터 7기 / 김려원 기자] 자기애란 자신의 여러 면을 찬양하는 자기중심적인 상태로 자신감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대부분 자기애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점은 특히나 초고령 사회 진입을 가까이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한 문제가 될 수 있어 적절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스위스 베른대학교 발달심리학 연구팀은 종단 연구 51건을 메타 분석해 인간이 살아가면서 주기별로 변해가는 자기애 수준을 심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Psychological Bulletin에 발표했다. 이 분석에는 총 8세부터 시작해 77세까지 3만 7,247명의 데이터가 사용되었고 남녀성비는 여성이 52%, 그리고 남성이 48%로 진행되었다.
연구 시작 전, 연구팀은 자기애가 일으키는 특징들을 정리했다. 첫 번째는 대리 인지적 자기애인데, 이것은 능동성 및 주관이 부족하여 허세, 우월감, 강한 칭찬 등에 대한 강한 욕구를 보이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적대적 우월감이다. 이 형식의 자기애는 대리 인지적 자기애와는 다르게 본인의 지나친 자의식으로 오만함, 권위 의식, 무정함, 그리고 낮은 공감 능력을 특징으로 가진다. 마지막으로 신경증적 자기애가 존재하는데, 이것은 감정 조절력이 떨어지거나 감정적 과민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나르시시즘에 무조건 나쁘다는 것만은 아니다. 자기애는 사람에게 감정적인 보호막을 만들어내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막고 스트레스를 덜 느끼게 해 준다. 또한, 나르시시스트의 특징 중 하나인 과장하는 성향은 자신의 중요성을 실제보다 크게 생각하면서 긍정적인 성격을 보이고 거절이나 실패와 같은 부정적인 상황들을 더욱 잘 극복하게 도와준다. 자기애가 높은 성격은 본인에게 큰 도움을 줄 순 있지만, 현재 사회에서는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다시 연구팀에서 진행했던 실험의 결과를 살펴봤을 때 실험 참가자들 모두에게 보이는 특징이 하나 있었다. 바로 모두 나이가 들면서 이 세 가지 유형의 자기애가 감소하는 것. 그중에서도 대리 인지적 자기애가 가장 늦고 적게 감소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더 높은 수준의 자기애를 가진 사람들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자기애가 높은 특성을 보여줬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남들보다 자기애가 상대적으로 덜 줄어들고 감소하는 평균 시간도 늦었다.
오르스 베른대학교의 발달 심리학과 교수는 이 연구 결과를 통해 “나르시시즘 성향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는 안정적인 성격 특성임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남들보다 더 높은 자기애적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이 왜 이러한 성격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은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베른대학교에서 진행되었던 실험은 참가자들이 많아 다양한 결과들을 얻을 수 있었지만, 대부분은 참여자들이 북미, 서유럽, 뉴질랜드에 거주하고 있어 여러 문화권의 나르시시즘 성향에 관해서는 후속 연구가 더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 연구 결과는 사회적 투자모델과 사회 정서적 선택이론을 뒷받침해 줄 근거가 되어 주었다. 왜냐하면, 이 두 이론은 세 가지 유형의 자기애가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한다는 가능성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 사회적 투자모델은 사람의 성격이나 특징이 사회적 지위와 그에 알맞은 기대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그것을 잘 파악하는 투자와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사회 정서적 선택이론은 나이에 따라 사람의 사회적, 그리고 정서적 우선순위가 달라진다고 주장하는 이론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본인의 정서적 만족을 위해 부정적인 감정과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사회적 관계를 원하고 선택한다고 말한다.
아직 자기애의 수준이 사람마다 다른 이유나 감소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자료와 연구들이 부족해 오르스 박사는 여러 방면에서의 연구를 앞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