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의 인공눈과 자연눈의 차이
100% 인공눈만 사용한 2022년 베이징 올림픽
인공눈, 미끄럽고 단단하기 때문에 넘어질 시 부상 위험 초래
[위즈덤 아고라 / 김현동 기자] 이번 2022년에 열린 중국 베이징 동계 올림픽은 기후 변화로 인해 기존 올림픽과 달리 인공눈 100%를 사용했다. 인공눈을 생성하는데 1억 8500만 리터의 물을 사용했으며 올림픽 기간 동안 경기장에 있는 눈을 유지하는데 24시간 동안 300대의 인공제설기가 돌아갔기 때문에 막대한 자금과 환경 비용이 들어갔다.
빙정설에 의하면 자연 눈이 내리는 구름에는 얼음 알갱이, 물방울, 그리고 섭씨 0도 이하에서도 얼지 않은 과냉각 물방울이 있다. 얼음 알갱이에 과냉각 물방울이 붙고 점점 무거워져 내려오게 되면 이를 눈이라고 한다. 눈은 영하의 온도에서 생성되지만, 너무 온도가 낮을 시 눈을 생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수증기가 급격하게 줄어들기 때문에 눈 생성이 어렵다.
눈의 결정체 모양은 기온, 낙하속도, 그리고 수증기의 양으로 결정된다. 눈의 결정은 여러 가지의 종류들이 있지만 공통점으로 모두 육각형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그 이유는 보통의 대기압에서 물분자 6개가 모여 고리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제설기를 통한 인공눈의 생성 과정은 고압의 공기가 나오는 출구에 아주 작은 입자로 된 물을 분사해 순간적으로 얼린다. 수증기가 눈으로 변하는 이유는 단열 팽창의 원리 때문이다. 외부의 열 교환 없이 부피가 변하는 것을 단열 팽창이라 하며 부피를 변화시키는데 필요한 열을 눈의 자체적 내부 에너지로부터 얻기 때문에 물체의 온도가 내려간다.
인공눈과 자연눈의 가장 큰 차이는 자연눈은 육각모형의 구조를 가진 결정체이지만 인공눈은 순식간에 물 입자를 얼린 매우 작은 얼음 알갱이다. 자연눈의 결정 구조는 사이에 공간이 많지만 인공눈은 얼음 알갱이가 모인 것이라 두 눈을 밟았을 때, 자연눈은 발이 푹 빠지기 쉽지만 인공눈을 잘 빠지지 않는다. 눈을 밟을 때의 소리를 비교했을 때 자연눈은 잔가지들이 서로 부딪혀 소리가 나지만 인공눈은 소리가 없다. 인공눈과 자연눈의 얼음과 공기의 비율을 비교하면 인공눈은 얼음 30% 공기 70%에 반해 자연눈은 얼음 10%, 공기 90%이다. 인공눈은 빈틈이 없고 밀도가 높기 때문에 쉽게 눈이 뭉치고 딱딱해져, 선수들이 미끄러져 넘어질 때 부상을 당하기 쉽다.
스키장에서 인공눈을 사용하는 이유는 자연눈에 비해 습도와 마찰력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 눈은 공기량과 습도에 따라 눈의 질이 달라지며 인공눈과 비교했을 때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그리고 인공눈은 자연눈에 비해 녹는점이 더 낮기 때문에 더 잘 미끄러워질 수 있다. 스키를 탈 때 같은 코스를 돌다 보면 선수들이 많이 방향을 전환하는 곳에 눈이 파이기 때문에 나중에 타는 선수들이 불이익을 받게 된다. 그래서 올림픽과 같은 국제 대회에서의 바닥은 인공눈을 사용해서 좀 더 딱딱하게 만든다.
그러나 100%를 인공눈을 사용하면 미끄럽기 때문에 선수들이 더 쉽게 넘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부상 위험을 초래한다. 그래서 보통 바닥을 인공눈으로 메우고 그 위해 부드럽고 충격을 줄이는 자연눈을 덮어서 스키장 슬로프를 만든다.
실제로 베이징 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대회전에서는 레이스에 참여한 80명의 선수 중 49명만 완주했다. 이 중에는 이번 대회 유력 금메달리스트로 꼽힌 미국의 미케일라 시프린은 경기 도중 1차 시기에서 넘어져 실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