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을 거듭하는 컴퓨터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위즈덤 아고라 / 이승원기자] 우리의 삶 속에는 많은 전자 기기들이 스며들어 있다.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는 것은 스마트폰이지만, 더 넓은 화면에서 더 많은 유용한 기능이 있는 것은 컴퓨터이다. 컴퓨터에 대하여 알아보자.
컴퓨터의 시초
컴퓨터는 계산으로부터 시작한다. 계산은 우리가 익히 아는 것처럼 사칙연산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초의 계산기는 고대·중세 시대 때 주판을 사용하는 것이 시작이었다. 주판은 사람이 직접 계산하는 장치로 주판 안에 있는 주판알을 움직이며 계산한다. 주판은 시장에서 거래를 할 때 큰 숫자를 계산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 때문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판도 결국 사람이 움직여가며 사용하였기 때문에 계산 중 잦은 실수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기여하는 기계식 계산기는 약 2000년이 지난 17세기에 발명되었다. 기계식 계산기의 대표적 예로 파스칼 계산기는 1642년 블레즈 파스칼이 톱니를 돌리는 방식을 이용해 계산하는 기계였다. 파스칼 계산기를 뒤이어 라이프니츠 계산기가 발명되었다. 파스칼 계산기와는 달리 더 발전된 라이프니츠 계산기에는 곱셈과 나눗셈도 적용되어 있었다.
계산의 정의
이렇듯 계산은 오직 숫자를 위하여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계산이라는 단어는 이진법을 사용하며 기호들에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계산은 숫자의 계산이 아니라 정해진 규칙에 따라 해석을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계산이 이용되어 컴퓨터의 발명으로 연결되게 되었다.
첫 세대의 컴퓨터는 진공관 컴퓨터였다. 진공관은 전기를 켜고 끄는 장치인데, 진공관이 켜졌을 때는 1을, 꺼졌을 때는 0을 나타내며 계산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컴퓨터는 에니악으로 규모가 거대해서 방 하나 전체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사용하는 전기의 양도 어마어마했다. 그리고 그 전기로 발생하는 열로 인해 잦은 고장도 발생한다는 단점을 가졌다. 그러나 이전보다 빠른 계산 능력과 기계가 계산을 직접 한다는 점에서 군사 계산과 과학 계산용으로 사용되었다.
컴퓨터의 발전
1세대 컴퓨터 다음으로는 트랜지스터가 발명되었다. 트랜지스터는 진공관보다 더 빠르고, 작고, 열도 적게 나고, 오래간다는 장점으로 진공관을 빠르게 대체하였다. 트랜지스터로 컴퓨터의 규모는 작아지고 신뢰성은 증가하였다. 그리고 이때부터 컴퓨터의 언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때의 언어는 어셈블리어, 포트란, 코볼 같은 언어들이었는데, 이 언어들은 현재의 프로그래밍 언어인 C 언어, Python, Java와는 달리 정말 하나하나를 명령어로 직접 입력해야 한다는 단점을 가졌다. 이로 인해 현재의 고급 언어보다 약 열 배의 양을 프로그래머가 직접 작성해야 했다.
그러나 컴퓨터의 발전은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이전보다 더욱 발전된 계산 능력과 양으로 인해 기업과 연구실에서 더욱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아직 개인들이 사용하기에는 큰 크기와 전기 사용량으로 보편화는 어려웠다.
컴퓨터의 대중화
컴퓨터는 계속하여 빠른 속도로 발전하며 10년마다 새로운 형태의 개발 양상을 보였다. 이전의 형태인 트랜지스터 이후, 약 10년 만에 집적회로(IC)가 발명되었다. 집적회로는 여러 트랜지스터를 하나의 칩으로 넣게 되면서 트랜지스터보다 몇 배 빠른 속도로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었다. 또한 이때에 운영체제(OS)가 만들어지며 컴퓨터의 기본적인 사용 방식이라는 것이 생기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일을 다양한 장치들이 분담하며 생기는 오류들이 운영체제 덕분에 줄어들었다. 이때가 컴퓨터 대중화의 기반을 다질 때였다.
다음 10년 동안에는 개인용 컴퓨터가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CPU 전체를 한 개의 칩에 넣게 되고, 애플과 IBM에서 가정용 컴퓨터를 만들며 학교에도 교육용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후로 키보드와 모니터, 마우스, 인터넷이 순차적으로 개발되며 현대의 컴퓨터의 기반이 되는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계산되는 속도와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은 현대의 컴퓨터와 비교하기에는 현저히 느리고 적다는 한계를 가졌다.
트랜지스터의 한계
트랜지스터의 개수를 늘리고 크기를 줄여가며 점점 한계에 이르기 시작했다. 트랜지스터의 크기는 엄청난 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하였고, 결국 서로 흐르는 전기가 간섭하는 현상까지 벌어지며 이제 트랜지스터의 한계에 이르렀다고 평가되었다. 이후 2000년대에 양자 컴퓨터의 아이디어가 생기기 시작했다. 양자 컴퓨터는 전기가 적게 흐르고 많이 흐르는 것으로 이진법을 나타내는 트랜지스터와 달리, 양자의 스핀 현상을 이용하여 0과 1을 나타낸다. 양자의 다운 스핀과 업 스핀을 이용하여 각각 상황에 맞춰 0과 1을 계산하는 것이다. 이것을 큐비트라 부른다. 이러한 경우에는 한 양자가 업과 다운 스핀이 중첩되어 있어 특정 계산에서 더 많은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일반적인 컴퓨터로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부 문제들을 짧은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아직 미숙한 개발 단계로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양자 컴퓨터의 이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자 컴퓨터의 개발
처음 양자 컴퓨터의 아이디어는 옥스퍼드 대학교의 데이비드 도이치 박사가 이론적으로 정립하였다. 그리고 그에 더하여 리처드 파인만, 폴 베니오프, IBM 연구원이었던 찰스 베넷 박사 등이 양자 컴퓨터 개념의 발전에 기여하였다. 그리고 현재까지 많은 연구원들과 개발자들이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들은 양자 컴퓨터가 특정 문제에서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매우 빠른 계산이 가능할 것이라 이야기했다.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약 100~200여 대의 양자 컴퓨팅 시스템이 연구 및 클라우드 형태로 운영 중이며, 대부분 아직 오류가 많은 실험적 장비이다. 계산 오류와 극저온 환경에서의 운용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실험적인 장비로 분류되고 있다. 또한 아직 오류 정정 기술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실용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기술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양한 큐비트 방식을 사용하는데, IBM과 Google 같은 대기업들은 초전도 큐비트를 사용하고 Intel과 여러 스타트업 기업들은 스핀 큐비트와 실리콘 기반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각각의 다른 큐비트 방식을 사용하여 대중화와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기사에 따르면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중심으로 개발된 20큐비트 규모의 양자 컴퓨터가 2024년 1월에 발표되었다. 현재 우리나라 연구원들은 2030년까지 국산 양자 컴퓨터의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와 미래
이렇듯 현재의 모습을 보면 점차 개발의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1900년대 후반의 컴퓨터들에서 현재의 모습까지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발전되어 왔지만, 점차 기술이 고도화되고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개발자들은 새로운 발견과 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아직 연구실에 머물렀던 최초의 컴퓨터 에니악처럼, 우리는 아직 발견되기 위해 숨겨져 있는 조각들이 많이 남아 있다. 그 작은 조각들을 개발자들이 모여 하나씩 맞춰가며 결국에는 우리 각자의 삶에서 더욱 발전된 컴퓨터를 통하여 우리의 일상을 채워갈 것을 기대한다.
[위즈덤 TECH]기술을 생각하면 보통 사람들은 거대한 기계나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을 혁신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술은 우리의 삶 어디에나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냉장고, 집을 시원하게 해주는 에어컨, 심지어 책상과 의자까지 기술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갈지도 모르는 순간들 속에서는 기술은 어딘가에 숨어 있습니다. 저는 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하는 것들이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 소개하려 합니다. 위즈덤 아고라 이승원 기자의 ‘위즈덤 TECH’으로 숨어있는 기술들을 함께 배워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