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수학모델을 이용해 밝혀낸 불안한 수면 사이클의 원인

세포질 혼잡으로 인한 불안정한 수면 사이클

<Illustration by Shinyoung Park 2006(박신영)>

[객원 에디터 6기/ 이지윤 기자]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김재경 교수 연구팀이 수학 모델링을 이용해 세포질 혼잡(Cytoplasmic congestion)이 불안정한 수면 사이클의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을 밝혀냈다. 

수면 사이클은 수면이 일어나는 주기를 일컫는다. 사람들이 자는 동안 렘수면과 비렘수면이 번갈아가면서 반복되는데, 이를 수면 주기라고 한다. 이러한 불규칙한 수면주기에 의해 일어나는 치매와 비만과 같은 질환 등의 원인을 찾기 위해 김재경 교수팀의 연구가 시작되었다. 

수면 주기는 우리가 하루를 보내는 주기 (24시간)의 일부이기 때문에 수면주기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24시간 주기를 이해해야 한다. 모든 사람의 뇌 속에는 생체시계가 있는데, 이는 인간이 24시간 주기에 맞춰 살아갈 수 있도록 생리 작용을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한다. 생체 시계는 하루 종일 작동하기 때문에 우리의 수면까지도 영향을 미치는데, 대표적인 예로는 밤 9시에서 10시쯤이 되면 멜라토닌을 분비해 사람들이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체시계는 무엇에 의해서 작동하는 것일까? 생체시계를 작동시키는 핵심 생체시계 단백질이 있는데, 이를 PER 단백질이라고 한다. PER 단백질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세포핵 속으로 들어가 자신의 DNA 전사( 유전정보를 mRNA로 옮기는 과정)를 막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세포 내 PER 단백질의 농도를 조절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24시간 주기의 규칙성을 만든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복잡한 구조를 가진 세포 내에서 어떻게 많은 PER 단백질이 핵 안으로 정해진 시간에 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시했다. 이러한 의문점은 많은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불안정한 수면 사이클과도 연관되었다. 수면 사이클이 생체 시계에 의해 조절되고, 생체시계가 PER 단백질에 의해 작동된다면, 수면 사이클이 불안정하다는 것은 PER 단백질이 핵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 도중에 문제가 생긴다는 뜻일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PER 단백질이 핵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에 실제로 문제가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서 김교수 연구팀은 세포 내 분자의 움직임을 묘사하는 시공간적 확률론적 모형을 개발해 PER 단백질이 움직이는 방식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 결과, 김교수팀은 PER 단백질들이 핵 주변에서 일정 농도 이상으로 서로 뭉쳐야만 세포핵 안으로 정해진 시간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따라서, PER 단백질들이 서로 뭉치는 과정에서 지방 액포와 같은 체내 물질들이 많아지면 PER 단백질들이 일정 농도 이상으로 서로 뭉치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불안정한 수면 사이클과 같은 증상이 발생한다.

김교수팀은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의 이주곤 교수 팀과의 협업을 통해 비만, 노화, 그리고 치매가 세포질 혼잡을 일으키며 불안한 수면 사이클의 핵심 원인임을 밝혀내기도 했다. 요즘 현대인들이 가장 흔하게 겪는 질환이 수면장애이기 때문에 김교수팀의 연구와 같은 수면질환에 관한 연구들은 현대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한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에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들, 혹은 다른 노인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이 수면질환으로 인해 고통받지 않게 하기 위해 수면질환에 관한 추가적인 연구는 필수적이다.

Leave a Reply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