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수영장의 ‘락스 냄새’라 불리던 냄새의 정체

수영장에서 나던 ‘락스 냄새’, 실제 원인은 부산물 냄새?

수영장 소독을 위해 쓰이던 염소의 부작용과 예방 방법

<사진 출처: PIXABAY>

[객원 에디터 8기 / 임지나 기자] 아직 더위가 남아있는 9월, 사람들은 휴식과 건강을 위해 수영장을 찾는다. 하지만 익숙하던 수영장 냄새, ‘락스 냄새’는 냄새를 소독에 사용되는 락스에서 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락스 자체는 별다른 냄새를 내지 않는다. 염소계 소독제를 물에 넣으면, 물속의 세균이나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차아염소산(HOCl)과 차아염소산염 이온(ClO-)이 생성된다. 이 두 물질은 매우 반응성이 커서 물속의 오염물과 결합하여 살균작용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클로라민(Chloramines)’이라는 물질이 생기는데, 이 물질이 바로 수영장에서 나는 냄새의 주된 원인이다. 

클로라민은 질소와 염소가 결합된 화합물로, 염소의 수에 따라 모노클로라민(NH₂Cl), 디클로라민(NHCl₂), 트리클로라민(NCl₃)으로 나뉜다. 우리가 흔히 수영장에서 맡는 특유의 강한 냄새는 주로 트리클로라민에서 비롯된다. 즉, 수영장에서 맡는 냄새는 락스 자체가 아니라, 락스가 물속의 오염물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생성된 부산물의 냄새다. 

이 부산물이 생기는 주된 원인은 차아염소산과 물속의 암모니아(NH₃) 간의 반응이다. 암모니아는 주로 사람의 땀, 소변, 화장품 등에서 나온다. 이런 물질들이 수영장 물에 녹아들어가 염소와 반응하면서 클로라민을 생성하고, 그 결과 우리가 ‘락스 냄새’라고 부르는 독특한 냄새가 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수영장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는 소독제 자체의 냄새가 아니라, 수영장 물속의 오염물질과 소독제가 결합하여 생긴 부산물의 냄새다. 이 냄새의 강도는 수영장의 청결 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물속 오염물질이 많을수록 냄새는 더 강하게 난다.

이에 더하여 수영장 소독에 사용되는 염소는 여러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염소가 땀이나 소변과 반응해 ‘나이트로젠 트리클로라이드’라는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폐에 손상을 주어 천식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염소는 체내 지방과 비타민 E를 분해해 아토피와 같은 피부질환을 악화시키고, 여드름이나 습진 등 다양한 피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머리카락의 자연 보호막을 파괴해 건조하고 갈라지게 만드는 원인도 된다. 

수영 중에 물을 마시게 되면 염소가 장 속 유익한 세균을 죽여 소화에 문제를 일으키며, 발암물질인 ‘트리할로메탄’이 몸에 축적돼 암을 유발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이 물질을 유방암, 방광암 등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Leave a Reply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