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수면 부족이 만드는 세상

수면 부족의 영향

적당한 수면은 사회적 유대감 형성에 도움

< Illustration by Yeon-woo Jung 2006 (정연우) >

[객원 에디터 4기 / 하민솔 기자]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이 수면 부족이 사회의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만성적 수면 부족은 사람의 기본적인 사회적 양심을 손상시켜 다른 사람을 돕고자 하는 욕구를 감소하게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증상은 개인에서부터 시작해 공동체로, 국가적으로 퍼지면서 사회에서 지킨 ‘다정한 힘’이 동력을 잃게 되어 사회적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다양한 친사회적 행위는 사회적 인지 네트워크로 알려진 뇌 영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내측 전전두엽 피질(mPFC), 측두-두정 접합부(TBJ), 설전부(precuneus)로 구성된 네트워크가 있는데, 이는 타인의 상황을 살피고 필요와 관점을 고려할 때 활성화된다. 하지만 이 네트워크의 영역 내 병변은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이타심이 매우 약화되는 후천적 사회 병증을 초래하게 된다.

버클리대 연구진은 수면 부족이 이 네트워크를 손상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 중 벤 사이먼(Ben Simon) 박사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은 사람의 fMRI를 관찰하면서 사회적 인지 네트워크 뇌 영역이 반응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즉, 타인이 고통을 겪고 있는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응을 하는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세 가지 개별 연구를 통해 수면 부족이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의지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다. 

첫 번째 실험은 개인 수준에서 사회적 인지 뇌 네트워크를 관찰했다. 하루 8시간 수면 후와 아예 수면을 하지 않은 후에 뇌를 fMRI 스캔한 결과, 비수면자의 경우, 사회적 인지 네트워크 (Social Cognition Network) 내의 핵심 노드가 비활성화되는 것을 관찰했다. 

두 번째 실험은 그룹 차원에서 100명의 대상자가 야간 수명을 감소한 결과를 관찰했다. 잠자는 시간과 깨어난 횟수 등 수면의 질을 측정하고 대상자들이 다양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돕고 싶어 하는 욕구를 평가했다. 그 결과,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던 대상자들은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의자 분명히 덜한 것으로 관찰됐다. 다른 사람을 위해 엘리베이터 문을 잡아주는 소소한 행위까지도 일어나지 않았다.

마지막 실험에서는 대규모 국가 차원에 대해 일광 절약 시간인 서머타임이 적용된 2001년부터 2016년까지 300만 자선 기부금을 데이터 마이닝해 결과를 얻었다. 서머타임으로 잠재적 수면 손실이 일어난 기간에는 기부금이 약 10% 감소했으며, 대조군으로 서머타임을 실시하지 않은 나라의 지역에서는 기부금에 큰 변화 또는 변화가 없었다. 연구진은 한 시간의 수면 부족이 사람들의 관대함이 사라지게 되는 영향을 끼친다면, 연결된 사회에 사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연구 책임자인 매튜 워커(Matthew Walker) 버클리대 심리학 교수는 “수면 손실을 개인의 육체적, 정신적 웰빙(Well-being) 뿐만 아니라, 개인 간의 유대는 물론 국가 전체의 이타적 정서까지 위협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벤 사이먼(Ben Simon) 박사는 “수면은 친사회적이고, 관대한 인간 행동에 윤활유 역할을 한다. 따라서 수면을 장려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매일 경험하는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는데 매우, 분명하게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해 대한민국 청소년의 평일 평균 수면시간은 7.2시간이였으며, 고등학생은 5.8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하루의 4분의 1도 못 자는 셈으로 매우 심각한 수치다. 청소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평균의 수면 시간 역시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수면시간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이다. 또한 수면 만족도 역시 41% 밖에 되지 않는다. 2016년에 우리나라 국민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51분이었으며 이는 OECD 회원국의 평균 수면시간인 8시간 22분보다 31분 정도 더 부족하다. 때문에 우리나라 성인남녀 10명 중 4명 (41.4%)는 항상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해당 연구에서 밝혀진 수면 부족의 영향 이외에도 수면은 우리 몸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면은 신체의 회복, 조직 복구, 체온 조절, 인지 기능 및 수행 등의 역할을 한다. 잠이 부족할 경우 신체의 항상성이 무너지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 우울증, 당뇨병, 고혈압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수면 부족은 뇌세포의 증식을 억제시키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증가시켜서 뇌 조직에 손상을 일으킨다. 이는 의사결정 능력과 인지기능을 저하 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반대로, 충분한 수면은 면역체계 향상, 활력 증진, 두뇌 건강 향상은 물론 체중 감량과 기분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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