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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 봉송 경로 지도에 독도 표시… 도쿄올림픽을 이용한 일본의 억지주장

올림픽까지 이용한 일본… 성화 봉송 경로 지도에 독도 표기 논란 

“순수하게 지리학적인 표현일 뿐, 정치적인 의미가 없다”라고 변명 

일본의 정치적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방관하는 IOC

Illustration by Hyunjoo Choung

[ 위즈덤 아고라 / 김규인 기자 ]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이용하여 또다시 독도에 대한 억지주장을 펼치고 있다. 성화 봉송의 경로를 담은 지도에 독도를 지우지 않은 것인데, 이유를 묻자 “순수하게 지리학적 표현”이라는 변명을 내놨다.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은 지난 25일 후쿠시마현에 있는 축구시설 제이(J) 빌리지서 시작해 개막일인 7월 23일까지 121일간 이어진다. 출발식에는 내빈 160여 명이 참석했으며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일본에서 긴급사태 해제 뒤 코로나 19가 다시 확산되면서 현재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은 일시 중단될 위기에 처해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 표시돼있는 성화 봉송 경로 지도를 키워보면 희미한 점 하나가 나타나는데, 이것이 바로 독도이다. 2년 전에는 확대하지 않아도 보일 만큼 일본 지도에 선명하게 독도가 그려져 있었지만 이번에 지도상에서 독도를 희미하게 바꾸는 꼼수를 부린 것이다. 당시 우리 외교부는 ‘바로 삭제하라’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대한체육회도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에 ‘바로 잡아달라’라고 서한을 보냈고, 이에 일본 정부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집하였다.

<성화 봉송 경로 지도에 독도가 희미하게 그려져 있다 – JTBC 방송 캡쳐>

전문가들은 대외적인 논란만 피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으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독도가 자국 땅이라는 부분을 도쿄올림픽을 통해 세계인에게 알리려는 전형적인 꼼수 형태”라고도 비판했다. 

게다가, 일본의 독도 표기는 IOC가 금지하는 ‘정치적 행위’에 들어간다. 3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만 해도 일본이 이런 주장을 펴면서 ‘한반도기’에 그려진 독도에 항의했다. 당시 IOC의 권고에 따라 독도 없는 한반도기를 들었던 우리는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된 것이다. 

올림픽 성화가 두 달 뒤 ‘다케시마 역사관’이 있는 시마네현 오키섬을 지나는 것도 논란이다. 다케시마는 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이다. 중심지인 사이고 항구를 비롯해 섬 곳곳에는 ‘다케시마는 지금도 옛날에도 오키의 섬’이라는 입간판과 현수막,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각종 선전물로 온통 뒤덮여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도의 변화를 묻는 JTBC의 공식 질문에 도쿄 조직위는 “순수하게 지리학적인 표현일 뿐, 정치적인 의미가 없다”라고 에둘러 답했다. 또한, 독도와 함께 항의했던 ‘동해’ 단독표기 역시 홈페이지엔 그대로 남아있다. 

올림픽 개최 도시가 IOC가 금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계속 표출하고 있는데, IOC는 방관하듯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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