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국가의 틱톡에 대한 금지 처분, 중국을 향한 견제?
[객원 에디터 5기/전종환 기자] 틱톡은 바이트댄스(ByteDance)라는 중국 IT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글로벌 숏폼 비디오 플랫폼이다. 짧은 음악부터 립싱크, 댄스, 코미디, 탤런트, 챌린지와 같이 다양한 형식의 동영상들을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동영상 공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다. 그런데 최근 서방을 중심으로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퇴출에 나서면서 실제로 보안에 얼마나 위협이 되는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백악관 예산 관리국(OMB)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전 기관에 30일 안에 모든 장비와 시스템에서 틱톡을 삭제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캐나다, 일본 등도 정부 공용 기기를 대상으로 동일한 결정을 내렸다. 유럽의회도 28일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 앱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16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도 정부 휴대기기에서 틱톡 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여러 요인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심각하게 초래하기 때문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과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 댄스가 중국 정부와 틱톡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상원의 위너 위원장은 “모두가 중국 공산당이 틱톡을 데이터를 빼내는데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로운 영향을 끼치거나 선전도구로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의회는 안보에 위협되는 서비스를 퇴출시킬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정보통신기술 위험 통제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의 취지는 중국 쪽이 미국인들의 정보를 축적하고 빼낼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시장에서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 중싱을 퇴출한 이유와 같다. 법안은 외국 기술로 인한 전반적 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내용이어서 다른 중국 업체들도 타깃이 될 수 있다.
이 법안이 효력을 갖게 되면 미국인 사용자가 1억 명가량인 틱톡에 상당한 타격이 된다. 또 일반인들이 널리 쓰는 서비스라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에 대한 통제 조치들 중 대중적 파장도 클 것으로 보인다.
틱톡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런 금지 조치가 근본적인 오해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서 “광범위한 지정학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믿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면서 “사실에 따라 판단받고, 경쟁자들과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틱톡은 미국인 데이터를 미국 업체인 오라클의 클라우드 서버로 옮겨 유출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했지만 퇴출 노력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다. 영국 등 유럽 쪽에서도 퇴출 위협에 시달리는 틱톡은 6일 유럽 데이터는 아일랜드에 설치할 데이터센터에 보관하겠다며 보안 우려를 잠재우려고 애썼다.
틱톡 퇴출은 중국 정부가 2019년 1월부터 더우인 등 앱을 통해 공유되는 사용자 콘텐츠를 검열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검열할 콘텐츠 100종을 나열했고, 중국 공산당에 불리한 특정 콘텐츠, 예를 들어 2019~20년 홍콩 시위 관련 콘텐츠나 티베트 독립 관련 콘텐츠 등을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은 특히 신장 재교육캠프와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과 종교계 소수민족의 학대를 언급하는 중국 인권 관련 동영상을 차단하고 이를 게시하는 이용자들의 계정을 정지시켰다.
틱톡의 정책은 블라디미르 푸틴, 도널드 트럼프, 버락 오바마, 마하트마 간디 등 외국 정상의 특정 명단과 관련된 내용도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정치적 견해에 대한 논란과 공격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틱톡은 또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에게 비판적인 내용과 친 쿠르드파로 간주되는 내용을 금지하며, 인도 시민권 개정법 시위에 찬성하는 사용자들과 힌두교-무슬림 단결을 조장하는 사용자들을 검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11월 27일 17세 아프간계 미국인 사용자 페로자 아지즈가 메이크업 튜토리얼로 위장한 영상을 틱톡에 올린 뒤 계정을 잠정 중단된 사례도 있었다. 당시 틱톡은 사과하며 “개인의 실수로 계정이 정지됐고 이후 계정이 복구됐다”라고 밝혔지만 2020년 7월 위구르인들의 인권에 대한 동영상을 올린 다른 이용자의 계정을 정지시킨 바가 있다.
각국에서 틱톡 사용금지 조치가 내려지자 중국 모기업 바이트댄스의 기업가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바이트댄스 지분 일부가 아랍에미리트(UAE)의 인공지능(AI) 기업 G42가 조성한 42X펀드에 매각되면서 바이트댄스 기업가치가 2천200억 달러(약 287조원)로 평가됐다. G42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의 동생인 타흐눈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안보보좌관 소유의 회사다.
틱톡은 최후의 수단으로 기업분할 후 매각이나 기업공개(IPO)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시아 경제는 매각이나 기업공개(IPO)로 이어질 수 있는 이 같은 기업분할은 미국 당국에 제시한 제안이 승인되지 않을 경우 추진되는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방안도 중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