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식기 대신 다리가 2개 더, 다리 6개의 쥐 배아 탄생

[객원 에디터 7기/이채은 기자] 과학은 종종 상상을 실현하는 연구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 지난 1일 포르투갈의 굴벤키안과학연구소 연구팀은 6개의 다리를 가진 쥐 배아를 만들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 실험은 특정 유전자를 조작했을 때 생식기 대신 다리 개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가설을 가지고 진행한 연구의 결과이다. 논문에 따르면 생식기 대신 2개의 다리가 복제된 것이다.

연구팀은 ‘Tgfbr1’이라고 수용체 단백질을 연구하고 있었다. 이것은 배아 발달에 관여하는 여러 세포 중 수용체 단백질 중 하나이다. 수용체 단백질이란 특정한 분자와 결합하여 기능하는 단백질이다. 따라서 어떤 분자와 결합하는지에 따라 여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연구 과정 중 Tgfbr1이 배아의 발달 중 특히 척수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Tgfbr1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비활성화시켰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생식기 대신 다리 2개가 생긴 것이다.

앞선 연구들에서 팔다리가 4개인 대다수 동물은 생식기와 뒷다리가 같은 초기 구조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을 통해서 생식기와 뒷다리가 나누어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를 통해 어떤 유전자를 통해 생식기와 뒷다리가 나뉘는지 알 수 있었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네 발 달린 동물들이 가진 생식기는 뒷다리와 같은 원시 구조에서 발달한다.”며 이 실험이 이전의 연구에 대한 뒷받침이 된다는 것을 설명했다.

배아에서 2개의 추가적인 다리가 발달한 것은 Tgfbr1이 세포에서 DNA가 접히는 방식을 바꾸었기 때문이라고 분석됐다. Tgfbr1이 DNA를 적절하게 접히게 해 초기 구조가 생식기로 발달할 수 있도록 작용한다. 실제로 Tgfbr1을 다시 활성화했을 때는 DNA가 적절하게 접혀 다리가 아닌 생식기로 발달했다.

연구팀은 이후의 연구를 통해 Tgfbr1과 친척뻘인 단백질들이 DNA 구조 및 면역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다리가 없는 뱀 등의 파충류의 생식기도 다리가 4개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과정을 거쳐 발달하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초기 배아는 복잡하지 않아 짧은 시간 내에 뚜렷한 형질 변화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쥐가 성장하면서 다리가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쥐의 유전자로 진행한 실험이기에 인간에게 적용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리 6개를 가진 동물들이 생긴다면 생식기가 어떻게 발달하는지, 다리를 4개 가진 동물들과는 생활 방식에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다른 진화 과정을 거칠지 등 사지동물들의 과거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무궁무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