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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국내 출시와 오남용 우려 현실화

정상 체중자도 탐내는 비만 치료제, 안전한가?

<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8기 | 태윤진 기자] 지난달 15일, ‘꿈의 비만 치료제’로 불리는 위고비(wegovy)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지 1.5년 만에 드디어 한국에 공식 출시되었다. 위고비는 국내 출시 전부터 높은 체중 감량 효과로 주목받았으며, 할리우드의 여러 유명인사들이 이 치료제를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큰 인기를 반영하듯, 국내 출시와 동시에 위고비의 오남용 우려와 부작용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위고비는 2021년 당뇨 치료제로 처음 출시된 GLP-1 계열의 펜 주사형 약물로, 인크레틴 호르몬을 모방한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주요 성분으로 한다. 체중 감량을 돕는 방식은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뇌의 신경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원리로, 주 1회 주사를 맞는 간편한 복용법을 특징으로 한다. 펜 하나당 4회 쓸 수 있어서 한 펜으로 약 한 달(4주간) 쓰는 셈이다. 제약사의 공급 가격은 한 달 치에 약 37만 원인데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이 안 되는 비급여로 병원마다 천차만별이며, 국내 소비자 가격은 80만 원으로 미국 다음으로 비싸다. 보험 적용이 되어 약 39만 원에 위고비를 구할 수 있는 일본과는 큰 차이가 있다.

임상에 따르면 체중이 100kg인 사람이 68주 동안 위고비를 투여한다면 약 15kg이 빠진다고 한다.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삭센다’와 비교했을 때, 감량 효과가 2배가량 높은 것이다. 또한, 위고비가 체중 감량 외에도 노화를 억제하고 사망률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크럼홀츠 미국 예일의대 교수는 “위고비의 성분이 세포의 생물학적 시간을 늦추고, 사람의 신체적 나이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미국 독극물 통제센터(PCC)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약물 오남용 사례가 2019년에 비해 15배 이상 증가했다. 실제로, 70대 남성이 더 빠른 감량을 위해 위고비 투여량을 두 배로 끌어올렸다가, 급성 췌장염으로 사망한 사례가 최근 보도되었다. 이 사례는 위고비를 여느 약과 같이 복용법과 의사에 지시 및 처방에 따라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위고비의 뛰어난 효과로 인해, 한국에서는 치료 처방 대상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이 오직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오남용 우려가 생기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 대답하듯 온라인 등에서 불법으로 위고비를 광고하고 팔거나 해외 직구로 사고파는 위법적인 움직임도 포착되었다. 오남용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또한, 정부가 전공의 집단 사직 공백을 메우기 위해 허용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통한 위고비 오남용도 문제가 되고 있다. 비대면 진료에서는 체중이나 BMI 수치를 환자가 직접 입력하는데, 이를 실제 수치보다 부풀려 작성하여 약물을 처방을 받는 ‘꼼수 처방’이 가능해진 것이다. 구매자의 주장 말고는 실제 몸무게를 비대면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실제 비대면 진료 처방자 A 씨에 따르면 몸무게와 BMI지수는 물어봤지만 동반질환은 물어보지 않았다고 한다. 

병원 측에서도 미용 목적의 무작위 처방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다이어트 관련 카페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위고비를 해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와 처방을 쉽게 받을 수 있는 병원 리스트가 공유되기도 했으며, 키 159㎝, 몸무게 54㎏으로 체질량지수가 21.35 정상임에도 위고비를 구해 다이어트를 시작했다는 영상이 올라오는 등 오남용 사례가 확인되었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고비 출시 직후인 15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12건의 불법 판매와 광고 게시물에 대한 집중 조치를 취했으며 해외 직구를 통한 국내 반입을 차단하고 위고비를 온라인 쇼핑몰 금칙어로 설정하여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지 않은 경로로 위고비를 구매하고 있다.

불법적으로 위고비를 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오상우는 “의사의 지도 없는 불법 직구는 약물의 관리 상태나 정품 여부가 불확실하고, 부작용 발생 시 적절한 보상을 받을 방법도 없기 때문에 이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고 밝혔다. 또, 한양대병원 내분비 대사내과 교수 박정환은 “정상 내지 과체중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없기 때문에 위고비를 오남용 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모르기 때문에 각별한 사용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위고비는 진짜 꿈의 약인가? 의료전문가는 위고비가 꿈의 약이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비만학회는 위고비가 체중 감량에 큰 효과를 보이지만, 구토, 설사, 췌장염 등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며, 치료 대상자만 처방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약은 기본적으로 장운동과 식욕 억제를 통해 작용하며, 식단 및 운동과 병행하지 않으면 지방보다 근육이 더 빠지기 쉽다. 이 경우, 체중 감소 후 요요현상이 올 수 있으며, 결국 체질이 변화해 더 쉽게 살이 찌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고비의 무분별한 투여는 되려 건강에 문제가 일으킬 수 있으며 오직 약만으로 뺀 살은 다시 찌기 쉽다.

정부가 아직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대한당뇨병학회는 몇 가지 중요한 조치를 제안하고 있다. 첫째, 약물 오남용을 막기 위해 철저한 관리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둘째, 비만 치료에 대해 대중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치료 접근법을 제대로 알리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한다. 셋째, SNS에서 불법 광고와 잘못된 후기 공유를 엄격히 규제해 부작용 발생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권고한다. 특히 비만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이 SNS에서 위고비 사용 후기를 올리며 미용 목적으로 홍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위고비를 건강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운동과 식사요법을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 속에서 가벼운 운동을 반복적으로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신체 활동량을 늘리고 체중 감량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또, 식사 시 기름진 음식을 줄이고, 건강에 좋은 탄수화물을 선택하며 조금 배고픈 느낌이 들 때 식사를 마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위고비는 체중 감량에 뛰어난 효과가 있지만, 부작용과 오남용 우려로 주의가 필요하다. 안전한 위고비 사용을 위해 의사 처방에 따라야 하며, 비만 치료의 올바른 접근을 위해 식단 조절과 운동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관련 기관들은 불법 판매와 미용 목적의 무분별한 위고비 사용을 막기 위해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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