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감염자 10명 중 6명 코로나 면역항체 보유
대다수 코로나19 환자가 공유하고 있는 중화항체를 발견
비감염자도 해당 중화항체 만드는 면역세포 이미 보유
[위즈덤 아고라 / 우연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도 대다수가 이미 코로나19 면역세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백신과 항체 치료제 방향 설정의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감염 내과 오명돈ㆍ박완범 교수)과 서울대(생화학교실 김상일ㆍ정준호 교수, 전기정보공학부 노진성ㆍ권성훈 교수) 공동 연구팀은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 10명 가운데 6명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퇴치하는 중화항체를 생성하는 면역세포를 이미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 16명,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정상인 10명 등 총 26명을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16명 중 13명에서 동일한 중화항체가 확인됐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와 결합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항체인데, 질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같더라도 다양한 중화항체가 생성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대다수 코로나19 환자가 공유하고 있는 중화항체를 발견한 것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정상인 10명 중 6명에서 이 면역세포가 확인된 것으로 보아 대다수 정상인도 이미 코로나 중화항체를 만들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판단하였다. 즉, 감염 초기부터 중화항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서 항체를 만들어내는 곳은 백혈구의 일종으로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세포인 림프구다. 림프구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여러 과정을 통해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특수한 항체를 만들어 낸다. 정상인들도 코로나19 중화항체를 생성할 준비가 된 면역세포를 갖고 있다고 확인된 만큼 이를 활용하면 새로운 예방과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 연구는 학술적인 결과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 모수가 적어 추가로 100명 정도를 기준으로 연구가 계획 중이다. 해당 논문은 백신 접종 계획이나 방역 체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경험이 없는 사람이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특정 구조를 가진 항체가 존재한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보여주었다는 것에 의미가 크다. 또한, 면역 세포가 백신의 개발이나 치료에 어떤 기여를 하게 될지는 아직 더 많은 연구 결과가 나와야 할 것이다.
박완범 교수는 “이번 발견으로 코로나19 감염에서 다른 바이러스보다 빠르게 중화항체가 생성되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라며 “공유 중화항체의 존재와 특성은 향후 코로나19와 유사한 팬데믹이 발생하였을 때 효과적인 백신과 항체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