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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과 엑스 그리고 일론 머스크의 갈등

표현의 자유와 그 한계

<Illustration by Jugyeong Lee 2007(이주경)>

[객원 에디터 8기 조예서 기자]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명령에 따라 지난 8월 30일 (현지시각) 브라질 자국 내 X 접속 차단을 결정했다. X는 현재 브라질에서 운영이 정지된 상태다. 

규제와 표현의 자유로 시작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 (CEO)와 브라질 정부의 자존심 싸움으로 소셜미디어 (SNS) 플랫폼 엑스 (X 옛 트위터)의 접속이 금지되었다. 이는 수개월에 걸친 언론의 자유, 극우 계정, 허위 정보를 둘러싼 불화가 심화되었음을 보여준다. 

X의 접속 차단의 정당성을 놓고 사용자와 정치인들의 뜨거운 논쟁이 불붙었다. 이는 단순히 X와 브라질 정부의 갈등을 넘어 모두에게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권리 옹호자들도 금지 조치의 의미에 대해 경각심을 표했다.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고, 사용자 개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사법부 권한 남용에 따른 기업활동의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인 브라질에서의 기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논란은 X에 내린 일부 계정 차단 명령에서 시작되었다.

앞서 브라질 대법원의 알레샨드레 지 모라이스 대법관은 지난 4월 ‘디지털 민병대 (Digital militias)’ 관련 계정들을 차단하라고 X에 명령했다. 이들 계정에 대한 혐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정부 시절 가짜 뉴스와 증오 메시지를 유포한 것이다. 그러나 X는 대법원이 특정 계정을 차단하도록 강요했다고 반발했고, 머스크는 이같은 명령에 이의를 제기했다. 지 모라이스 판사와 머스크는 계속 충돌했다. 머스크는 지 모라이스가 차단을 요구한 계정의 폐쇄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브라질 내 X 법률 대리인을 체포하고, 하루 2만 헤알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응책으로 머스크는 브라질 내 모든 직원을 즉시 해고하고, 사업 철수를 하겠다며 엄포를 놨다. 이어 지 모라이스는 새 대표자를 임명하라고 요구했지만 머스크는 이를 거부했다. 브라질 정부와 머스크의 오랜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고, 브라질은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 지 모라이스는 브라질 내 X 서비스를 중단시켰다. X 접속 차단 조치에 대해 지 모라이스는 소셜 미디어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법률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플랫폼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X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는 이 판결을 비판하며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반”이라고 주장하고, 브라질 사법부가 정치적 동기를 가지고 행동한다고 비난했다. 그의 발언은 소셜 미디어 기업과 정부 감독 간의 갈등을 강조했고, 지 모라이스는 브라질에서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규제하는 조치를 더 강화했다. 

지 모라이스는 가상사설망 (VPN) 등을 통해 엑스를 우회 접속한 것이 적발될 경우 접근하는 개인이나 기업에게는 하루 5만 헤알 (약 120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브라질 대법원은 X의 ‘가짜 뉴스’ 차단 명령 미준수와 법률 대리인 미지정 등을 문제 삼아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회사 스타링크의 은행 계좌도 동결했다. 스타링크는 이 명령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X에 부과된 벌금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한편 X는 브라질 당국의 초강경 조치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국민들이 X에 접속할 수 있는 우회로를 개설했다. 지 모라이스는 “X가 브라질 법원을 무시하는 것이 분명하다” 면서 100만 달러 가까운 벌금을 추가로 부과했다. 브라질의 잇따른 강경책과 약 2000만 명의 X 이용자의 이탈까지 가속화되자 머스크는 압력에 굴복했다.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X는 브라질 대법원 판사의 요구에 따라 현지 대표를 임명하고, 특정 계정을 폐쇄했으며, 부과된 벌금도 상당 부분 납부했다. X는 브라질 대법원의 명령을 이행하였으며, 이에 따라 차단 조치가 해제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브라질 당들이 X의 브라질 내 법적 지위를 검증하도록 요청했다. 이로써 약 3주간 이어진 양측의 대립은 X가 법원 명령을 준수하면서 막을 내릴 전망이다.

이번 X의 브라질 접속 차단 사태는 국가 주권과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운영에 대한 복잡한 법적, 정치적 문제를 넘어 여러가지 의미에서 선례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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