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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위기의 소아청소년과… 결국 폐과 선언

소청과 병원 더 이상 운영 못해…수가 올려야

인턴의 소청과 기피 현상 심화…소청과 인력난 심각수준

<Illustration by Shinyoung Park 2006(박신영) >

[객원 에디터 5기 김연우 기자] 장기적인 저출산 흐름과 고착화된 낮은 진료비, 코로나19로 인한 진료량 급감이 맞물리면서 붕괴 위기에 직면한 소아청소년과(소청과) 전문의들이 소아청소년과 폐과를 선언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과 단체 회원은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4층 대회의실에서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을 열고 “소청과 전문의들은 한없이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오늘자로 대한민국에서 소청과라는 전문과는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턱없이 낮은 진료비가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유일한 비급여 시술로 그나마 수입을 지탱해 주던 소아 예방접종조차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사업에 포함돼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동네 병·의원을 더 이상 운영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는 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 입장이다. 

이들은 “인턴들이 소청과를 전공하면 의대만 나온 의사(의사 면허만 취득한 일반의)보다도 수입이 적고, 동네 소청과 의원은 직원 두 명의 월급을 못 줘서 한 명을 내보내다가 한 명 남은 직원의 월급마저도 못 줘서 결국 지난 5년 간 662개가 폐업했다”면서 “하지만 소청과의 유일한 수입원인 진료비는 사실상 30년째 동결됐고 동남아 국가의 10분의 1이어서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이유로 인턴의 소청과 지원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소청과 전공의는 물론 소청과 세부 전문의도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소청과 뿐 아니라, 소아외과, 소아흉부외과, 소아신경외과, 소아마취과, 소아정형외과, 소아안과, 소아이비인후과, 소아재활의학과, 소아응급의학과 등 소아를 진료하는 모든 의료 영역의 의사들이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는 형편”이라고 알렸다. 

이들은 “정책을 세우고 실행하는 복지부는 대통령의 뜻을 뒷받침하고 무너지고 있는 소아청소년 의료 인프라를 바로 세우는 정책이 아닌 오히려 미흡하기 그지없는 정책들을 내놨다”며 “올해 레지던트 소청과 지원율이 더 떨어질, 빈 껍데기 정책들만 내놨다”라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지난달 ‘소아 의료 체계 개선 대책’을 통해 중증 소아 환자를 담당하는 어린이 공공진료센터와 24시간 소아 환자에 대응할 수 있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각각 4곳씩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24시간 소아전문상담센터 시범사업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소청과 의사 인력 공백이 문제의 핵심인데 가장 중요한 의료진 보상이 아닌 엉뚱한 시설 확충을 해결책으로 내세웠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소아청소년과 의사단체가 폐과 선언을 하자 정부가 긴급대책반을 구성해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국민들의 소아의료 이용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긴급대책반을 구성해 상황을 점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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