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관계의 한 지붕 세 가족, 조지아
러시아가 압하지야, 남오세티야의 독립을 부추기고 지원
[객원에디터 1기/전윤 기자] 조지아는 구소련연방으로부터 1991년 독립한 이래 국제적으로 인정된 독립 국가이다. 그러나 조지아가 국제적으로 인정된 자국의 영토 내에 2개의 국제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국가와 불편하고 불행한 동거 중임은 국제관계, 특히 카프카스 지역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이들에겐 낯선 이야기이다.
조지아는 유럽과 중앙아시아 경계인 카프카스 산악지대에 위치해 교통, 교역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국가로 주변국들로부터 끊임없는 침략을 받았다. 이에 따라 조지아는 적지 않은 수의 민족 구성을 가진 국가가 되었고 인구의 약 4/5를 차지하는 조지아인 외에도 아르메니아인, 러시아인, 아제르바이잔인과 더불어 소수민족인 오세트인, 압하지아인 등 여러 민족으로 구성되어있다.
현재 조지아의 행정구역은 2개의 자치공화국, 9개의 주 그리고 1개의 시(트빌리시)로 나뉘는데, 이 중 압하지아 자치공화국과 남오세티아지역은 조지아가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1991년 이후지속적으로 독립 승인을 요구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에서는 조지아 영토로 인정되고 있으나 사실상 독립 국가의 형태인 상태이다.1980년대 후반부터 소련이 해체되며, 조지아의 독립을 둘러싼 압하지아인과 조지아 인의 종족 갈등이 심화되었다. 1991년 조지아가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후인 1992년,압하지야 전쟁으로 이어졌고, 조지아 군대의 패배로 끝나며 압하지아는 독립하였다. 그러나 그 당시 압하지아 지역 주민의 반 이상을 차지했던 조지아인은 1/5밖에 안되던 압하지아인에 의해 행해진 인종청소와 테러 등으로 8,000-10,000의 조지아인이 사망하였고 약 20만명이 넘는 조지아인들은 살던 고향에서 추방당했다.. 전쟁 직후 지속적으로 분쟁이 발생하였으며, 영향력을 더 넓히고자 했던 압하지야에 대한 군사적, 경제적인 지원은 확연해졌다. 러시아 화폐인 루블이 압하지아의 화폐로 유통며 러시아가 압하지야인들에게 자국의 여권 발급등 영토를 넓혀갔다
압하지아와 비슷한 시기에 독립 선언을 하고 조지아와 마찰을 빚어오던 남오세티아 지역도 1992년 조지아로부터 독립하였으며, 2008년 러시아는 평화유지군 강화의 목적으로 9천 명의 군사를 압하지아 공화국에 보내 조지아 세력을 완전히 몰아내고, 2008년 남오세티야 지역은 러시아 연합군과 함께 조지아 군대를 격파하며 조지아 통제지역을 완전히 탈환하였다.
2008년 8월 26일 러시아는 압하지아와 남오세티아의 독립국의 지위를 인정하였으나, 대부분의 국가들은 독립국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러시아에 의한 점령지역으로 인정하고 있다. 현재 압하지아와 남오세티아를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유엔 회원국 국가는 러시아 외에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나우루, 시리아가 있으며 미승인 국가인 트란스니스트리아(몰도바 내의 미승인 국가)가 있는데 나우루의 경우 러시아로부터 5천만 달러의 지원을 받는 등 대부분 러시아의 영향 하에 독립을 승인한 것으로 여겨진다.
<사진 출처: ©전윤>
현재 조지아는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의 모든 거주민들을 주민으로 여기고 있으나, 그 지역의 거주민들은 스스로 각각 압하지아와 남오세티아의 국민이라 여기고 있다. 또한 2011년 조지아는 해당 거주민들에 대해 중립적인 신분과 조지아에 존재하는 사회적 편익을 누릴 수 있게 해 줄 뿐만 아니라 해외여행도 허용되는 ‘중립 여권’ 발급을 시작했으며 이 여권은 2013년 5월 당시 일본, 체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슬로바키아, 미국, 불가리아, 폴란드, 이스라엘, 에스토니아 그리고 루마니아에 의해 인정받았으나, 친러 성향이 강한 압하지아 및 남오세티아 거주민들은 국가정체성의 문제와 낙인찍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조지아가 발행하는 ‘중립 여권’을 신청하는 수가 거의 없었다. 오히려 2002년부터 러시아가 구소련 시절의 시민 대우 차원에서 압하지아 거주민에게 자국 여권을 발행하였는데 그 당시 약 70-80프로에 해당하는 압하지아 거주민이 러시아 여권을 발급받았다. 하지만,2008년 러시아가 압하지아를 독립국가로 인정하면서 중단되었고 그 이후로는 압하지아 자치공화국 정부에서 압하지아 여권을 발급하고 있으나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탓에 2002-2008년 러시아 여권 발급 혜택을 받지 못한 거주민들, 특히 압하지아의 젊은 세대들은 러시아를 넘어선 해외여행이 불가하여 문화, 교육적으로 고립된 상태이다.
한편 조지아 정부와 국민들은 자국의 영토, 즉 압하지아와 남오세티아가 러시아에 의해 불법 ‘점령’ 된 상태로 인정하고 있으며 2008년 이후 조지아 내의 반러 감정은 더욱 악화된 상태이다. 특히 2019년 6월 조지아 국회에서 행해진 러시아 국회의원의 방문 및 연설은 수많은 조지아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를 야기시켰으며, 자국 국회의원에 대한 공격으로 인정한 러시아는 러시아-조지아 간 항공운항 중단, 조지아산 상품 (와인, 광천수 등) 수입 중단, 자국민의 조지아 여행 금지 등을 발표함으로써 양국 간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