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 기술 처리된 모기로 뎅기열 예방
에콰도르 연구팀, 불임화 모기 전파
뎅기열 등 모기 매개 전염병 예방
갈라파고스에 10만 마리 방사
[위즈덤 아고라 / 제갈혜진 기자] 3월 10일, 에콰도르 연구팀이 6년간에 기술 연구 끝에 뎅기열 또는 치쿤구냐 같은 모기 매개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불임 유발 모기 10만 마리를 갈라파고스에 풀었다.
모기매개 감염병은 오랜 시간 동안 생태계를 위협한 위생 해충으로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말라리아 등의 질병을 일으켜 심각한 경우에는 사망에 이르기까지 하는 위험한 질병이다. 이러한 감염병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감염, 성접촉, 수직감염, 수혈감염 등으로 사람 간에 전파가 빠르게 된다.
가장 위험한 지역은 기후가 높은 열대 아프리카, 그중에도 적도 중심 20도 내외의 아프리카가 감염률이 가장 높고, 예방하기 어렵다. 1970년대 말라리아 등의 감염병이 서아프리카에 크게 유행해, 1년 동안 200만 명의 사람들이 사망했으며, 가장 많은 목숨을 빼앗아 간 인류 최악의 전염병으로 기록되었다. 다행히도 1970년 이후, 지속적인 백신 개발과 타나라의 도움으로 감염률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1993년부터 말라리아의 재유행이 시작되어 매년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더 다양한 모기 매개, 대표적으로 뎅기열이 급격히 전파되고 있는 상황이다. 병을 일으키는 원인체는 조금씩 다르지만 이집트숲모기나 흰 줄 숲모기 등의 숲모기류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뎅기열도 말라리아와 비슷한 전염병으로, 뎅기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되어 생기는 병으로 고열을 동반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뎅기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전파되는데, 주로 아시아, 남태평양 지역,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의 열대지방과 아열대지방에 분포되어 있다.
남미 국가 에콰도르의 연구팀은 지난달 10일, 2017년부터 뎅기열 전염 모기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불임 기술 처리된 모기를 개발했으며, 갈라파고스 제도에 ‘불임’ 유발 모기 10만 마리를 풀었다.
‘불임’ 기술을 자연 생태계에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번 연구의 핵심은 수컷 모기의 재생산 능력을 조작하는 것이다. 유충과 성충 사이 번데기(pupal) 단계의 수컷 모기에 이온화 방사선을 쪼여 붙임화를 시키는데, 이렇게 처리한 수컷들은 야생의 암컷 모기와 짝짓기를 해서 알을 낳아도 부화하지 않게 된다.
결과적으로 황열병,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치쿤구냐 등 질병을 옮기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 개체 수를 줄여 모기 매개 전염병을 퇴치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모기를 없애는 데 쓰이는 화학제품 사용을 줄이고, 보건 상태를 개선하는 한편 갈라파고스를 더욱 안전한 관광지로 만든다는 게 에콰도르 정부의 구상이다.
모기 매개 감염병이 유행인 이유로는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로 인해 매개체 생태계의 변화, 도시화, 군중면역 상태의 변화와 함께 여행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방백신의 개발, 환경개선 등을 통해 인류는 지속적으로 말라리아 등과 같은 모기매개 질환의 차단과 퇴치를 위해 노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기를 통해 매개되는 여러 가지 감염질환들이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빌 게이츠는 이 세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동물은 모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류가 더 이상 환경을 파괴하고 온난화가 진행되도록 놔둬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