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을 향한 편견: 목숨 걸고 넘어왔지만 ‘차별’의 벽 높아
[객원 에디터 7기 / 이지윤 기자] 북한이탈주민, 또는 탈북민은 북한을 떠나 대한민국에 정착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통일부에서 제공한 탈북민 거주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3년 9월 기준으로 약 3만 명의 북한이탈주민이 있으며, 이 중 65.2%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북한이탈주민들은 대한민국에서 생활하는 데 있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 사회통합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차별과 무시를 경험한 북한이탈주민의 비율은 약 20%에 달한다. 2018년에 탈북한 김 씨의 사례를 보면, 탈북 후 몇 년간 남한 정부의 지원금으로 생활하며 저축을 했으나, 그 금액으로 자립하기에는 부족함을 느꼈다고 한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북한이탈주민이 구직 활동을 하지만, 많은 회사가 북한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채용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채용되더라도,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 동료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차별은 일상생활에서도 나타난다. 2009년에 탈북한 한 모 씨는 지인들과 뉴스를 시청하던 중, 북한 출신임을 알고 있던 사람들이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며, 그들이 받는 혜택에 불만을 표출하는 상황을 겪었다고 한다.
북한이탈주민이 이러한 편견과 차별을 겪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현재의 지원 정책이 북한이탈주민에게 충분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북한이탈주민은 첫 5년 동안 법적 보호를 받지만, 북한대학원대학교 김선경 교수 등 전문가들은 이 정책이 충분하지 않으며, 보호의 수준도 낮다고 지적하고 있다. 둘째, 북한이탈주민들은 대한민국에서 중요시되는 학연, 지연, 혈연 등의 네트워크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 학연의 경우, 정부는 북한이탈주민의 대학 등록금을 일부 지원하고 있지만, 지원 대상이 젊은 층에 국한되며, 교육 수준 차이로 인해 남한의 공교육을 따라가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사회적 차별과 편견은 이러한 경제적, 교육적 어려움에 더해져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남한 사회에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이들의 사회적 통합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이화여대 김석향 교수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정책이 과거에 비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이들이 온전한 삶의 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지원과 안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정부가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편견을 강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는 2024년부터 7월 14일을 ‘북한이탈주민의 날’로 지정했는데, 이는 오히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차별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북한이탈주민들이 대한민국 사회에 완전히 통합되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뿐만 아니라 사회적 포용이 필요하다. 북한이탈주민들이 경험하는 차별과 편견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들을 단순히 지원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한민족으로서 존중하고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교회와 같은 종교 단체들도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은 사회적 배제와 고립을 겪는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중요한 지원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북한이탈주민들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겪는 차별과 편견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의 강화와 함께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높이는 교육과 캠페인이 필요하며, 북한이탈주민들이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이 지속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