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이대로 통일은 한 걸음 더 멀어지는 것인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한국의 최초 군사합 효력 정지
북한군의 2차 군사 분계선 침범
[객원 에디터 7기 / 임지나 기자] 지난달 28일, 북한은 담배꽁초, 폐지, 오물, 쓰레기를 담은 풍선 900여 개를 남한으로 보냈다. 전국에서 발견된 풍선만 260개가 넘는다. 이는 북한이 하루 동안 날려 보낸 대남 풍선 중 역대 최다 기록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 달 1일 다시 오물 풍선들을 살포하였다. 지난 5월부터 6월 10일 사이에 북한이 4차례에 걸쳐 ‘오물 풍선’이 전국 700곳이 넘는 장소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에 북한이 살포한 오물 풍선은 1,600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북한의 대남 전단 살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북한이 4차례에 걸쳐 보낸 오물 풍선이 발견된 장소는 전국적으로 총 778곳에 달한다.
오물 풍선에 담긴 의미로는 최근 북한이 ‘한국에 혐오감을 유발’하려는 의도로 보내졌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되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타이밍이 절묘한 점을 보면, 이는 우리나라를 겨냥한 도발로 보인다. 22대 국회 개원에 앞서 국정을 혼란스럽게 하려는 의도이며, 체제전쟁에서 패한 북한 정권은 전단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피로감을 주기 위해 오물 풍선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의견을 제시했다.
이런 북한의 도발에 따라 우리 정부는 북한의 심야 군사정찰위성 기습 발사에 대응해 9·19 남북 군사합의의 일부 효력을 22일 오후 3시부로 정지했다. 이는 기존 남북 합의 중 우리 측이 먼저 이행을 중단한 첫 사례다. 우리 군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비행금지구역을 해제하였다. 또한 최근 우리 군은 북한군이 대남 방송용 확성기를 설치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북한은 2020년에도 대남 확성기를 설치하려다 김정은 위원장의 보류 결정으로 중단하는 등, 확성기를 대북 전단에 대한 맞대응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대북 확성기가 다시 등장한 것은 2018년 4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선언’ 이행 조치로 철거한 지 약 6년 만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확성기를 통한 대북 방송을 활용해 왔으며, 이는 북한 군인과 주민들에게 심리적 영향을 미쳐 체제 불안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군 복무 기간이 긴 북한 군인들에게는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 군의 고출력 확성기는 주간에는 10km, 야간에는 24km까지 방송이 들릴 정도로 강력하다. 북한은 과거 대북 확성기에 대해 강한 반발을 보여 왔으며, 확성기는 남북 갈등 상황에 따라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사라졌다. 대통령실은 북한의 도발이 심해지면 방송의 규모나 빈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충일인 6일 새벽, 언론에 따르면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경기 포천에서 10개의 대형 애드벌룬을 통해 대북 전단 20만 장을 북한으로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전단에는 K팝 음악과 드라마 등이 담긴 이동식 저장장치(USB) 5,000여 개와 1달러 지폐 2,000장도 포함되었다고 전해졌다.
한편, 정부는 남측 민간단체가 대북전단(삐라)을 살포하는 것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북한의 추가 오물 풍선 예고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경기도 포천에서 대북 전단 20만 장을 보냈다는 보도에 대해 경찰의 제지가 없었다고 밝혔으며, 정부는 관련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고 상황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를 고려하여 전단 살포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9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문에서 “한국이 국경을 넘어 전단 살포와 확성기 방송을 병행하면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목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특히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 “대한민국의 지저분하고 유치한 행동을 강력히 비난한다”며 “서울이 더 이상의 대결 위기를 초래할 위험한 짓을 즉각 중단하고 자제하라”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오물 풍선들을 보내는 와중 2차례의 군사분계선 침범이 있었다. 군 당국은 지난 9일 중부 전선 DMZ에서 작업 중이던 북한군 수십 명이 군사분계선을 짧은 시간 동안 약 50m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 응답하여 북측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작업 도구를 들고 있었으며, 일부 병력은 무장 상태였다. 이후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었다고 합참은 전했다.
2차로는 군 당국은 어제 오전 중부 전선 DMZ에서 작업 중이던 북한군 20∼30명이 군사분계선을 약 20m가량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 방송과 경고사격에 응답하여 북상한 사실을 밝혔다. 합참은 이를 단순한 침범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최근 DMZ에서 북한군 작업 중에 지뢰 폭발로 다수의 북한군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사고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 매슈 밀러는 3일(현지 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행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북한의 행동은 역겹고 무책임하며 유치한 전술이며, 인제 그만 끝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를 묻는 말에 대해 “당연히 규탄한다며 우리는 쓰레기를 풍선에 담아 이웃으로 보내는 모든 국가를 규탄한다”며 답변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