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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나의 커피 취향이 같다! 커피 유전자의 과학

<pixabay 제공>

[객원 에디터 7기/이채은 기자] 사람들이 많이 즐기는 음료 중 하나인 커피는 전 세계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다. 우리 가족만 해도 나와 아빠는 아메리카노를 엄마는 달콤한 커피믹스를 좋아한다. 이런 커피를 좋아하는 습관이나 취향은 유전적인 영향을 결과라는 연구 결과가 최근 19일에 밝혀졌다. 유전된 특정 유전자 변이가 커피 소비와 취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서 나라별로 커피 취향이 달라진다는 사실 또한 밝혀졌다.

 지난 19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 연구팀은 전장 유전체 연관성 분석(GWAS)을 통해 커피에 관련된 유전자의 특성을 확인하고 이 결과를 정리한 논문을 ‘신경 약리학 저널’에 발표했다. 전장 유전체 연관성 분석은 특정 생물 종의 집단 내 다양한 개체들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유전적 변이들과 특정 형질 간의 연관성을 분석 방법이다. 특정한 기준을 가진 사람과 아닌 사람을 대조해서 유전자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또한 이런 유전자 변이의 유무가 특정한 조건 사이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아닌지 밝힐 수도 있다. 이번 연구에서 특정한 기준은 커피의 취향이다.

 연구팀은 영구 바이오 뱅크에 등록된 33만 명의 유전자 데이터를 전장 유전체 연관성 분석 방식을 통해 커피 섭취 습관과 유전적 연관성을 확인했다. 유전적 데이터와 피실험자들의 커피 소비량 수치를 수집하고 그 뒤 관련된 유전적 특성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미국 사람들은 드립커피를 좋아하는 유전자가 우세했다. 영국 사람들은 인스턴트 커피를 더 좋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부분의 유전적인 요소는 신체 구성요소에 영향을 주는 반면에 커피에 대한 선호는 보통 자신이 내리는 선택인데 유전적으로 관련된 요소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후에 유전적 특성이 살고 있는 문화로부터 영향을 받는지 후속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에도 노스웨스턴대학이 이와 관련된 연구를 한 적이 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블랙커피와 다크 초콜릿을 좋아한다면 그것은 취향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 변이로 인해 카페인 성분을 더 빨리 대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결과를 밝혔다. 또한 이러한 씁쓸한 맛을 더 선호하는 것은 유전적인 결과를 넘어서 정신적 각성과 연관된다고도 밝혔다. 유전자에 카페인의 정신 자극 효과가 비슷하게 구현되기 때문에 같은 유전자를 나누는 사람들끼리 비슷한 커피, 초콜릿 등의 취향이 나타난다.

 커피를 마시는 빈도 또한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 하버드 대학교 보건대학원 박사팀은 커피를 마시는 습관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가 대략 6개 정도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유럽과 아프리카 계통 12만 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결과를 분석했다. POR, ABCG2라는 카페인 대사에 관여하는 인자와 BDNF와 SLC6A4라는 카페인 섭취 후 신체에 영향을 주는 인자, GCKR과 MLXIPL이라는 글루코스와 지질 대사 작용에 역할이 있는 인자가 있다. 이 여섯 가지 인자를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은 카페인이 빨리 흡수되기 때문에 하루에 4~5잔을 마시는 커피 마니아라고 확인됐다. 반면 이 인자를 1~2개 가지고 있다면 카페인 흡수 속도가 느려 커피를 많이 마시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뿐만 아니라 같은 양의 커피라도 사람마다 효과가 다른 이유는 몸에서 카페인을 분해하는 유전자인 ‘CYP1A2’ 때문이다. 종종 누군가에게 자신은 커피가 잘 안 받는 몸이라고 듣거나 말해본 적 있을 것이다. 흥미롭게도 이것마저도 유전자의 영향이다. 이 유전자가 존재하고 이와 대립하는 유전자가 없으면 더 빠르게 카페인을 분해할 수 있다. 하지만 대립하는 유전자가 존재한다면 CYP1A2가 작동하는 것을 막아 카페인 분해에 어려움이 생긴다. 따라서 CYP1A2 유전자가 없는 사람이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고 혈관을 수축시켜 심장병이 생길 수도 있다. 커피가 누군가에게는 보약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독약이 될 수도 있다.

 커피와 관련된 유전 인자들은 수도 없이 많고 커피 취향, 커피를 마시는 빈도, 커피가 몸에 끼치는 영향 모두 유전자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물론 환경적 요인도 어느 정도 작용하겠지만 커피만 해도 이렇게 유전자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흥미롭다. 또한 유전자 개조를 통해 어느 정도 카페인에 면역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전의 세계는 흥미롭고 작은 습관 하나까지 유전자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 굉장히 재미있는 사실이다. 혹시 자신도 이런 유전자의 영향을 받았을지 궁금하다면 집에 가서 부모님과 자신의 취향, 빈도, 흡수 정도를 이야기해 보고 어떠한 특징을 유전 받았는지 추측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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