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보이지 않는 영화 산업의 벽… 인종차별

우리나라 배우 이정재 스타워즈 출연에 몇몇 팬들 반발… 왜?

우리나라 배우 이병헌… 할리우드에서 인종차별

인종차별에 대한 배우들의 성숙한 대처

< Illustration by Yujin Jeon 2007(전유진) >

[객원 에디터 7기 / 원채호 기자] 영화 ‘오징어게임’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배우 이정재가 참여한 스타워즈 ‘애콜라이트’ 시리즈가 공개되었다. 아시아인으로서 처음으로 평화 기사단, 제다이 역을 맡았지만 일부 인종주의자들은 “디즈니의 정치적 올바름에 질렸다”라고 말하며 이정재의 캐스팅을 비난하였다. 인종차별이 많이 사라진 현대 사회이기는 하지만 아직 영화 산업에서 유색인종 배우들은 인종차별을 받는 것이 과거부터 있었던 현실이다.

우리나라 유명 인기 배우 이병헌은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 (2009)에서 스톰 쉐도우 역, 레드: 더 레전드 (2013)에서 한조배 역,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2015) – T-1000 역, 미스컨덕트 (2016)에서 히트맨 역, 매그니피센트 7 (2016)에서 발리 락스 역으로 할리우드 영화에 많이 출연한 경력이 있다. 이 정도 경력이면 할리우드에서 그의 위상이 높을 만도 한데 그는 반대로 할리우드에서의 위상이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한다. 그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자신이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같이 작품을 촬영하던 배우들은 시선조차도 마주치지 않고 자신의 악수도 계속 무시해서 작품이 끝날 때까지 결국 악수조차 못했던 적이 있다고 한다. 아시아에서 인기 한류 스타로 인정받는 이병헌이 미국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촬영할 때 인종차별을 겪는다는 이야기는 믿기 힘들다. 이에 더하여 그는 이러한 인종차별을 받았을 때 울컥하거나 발끈할 때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2009년 ‘지.아이.조2’로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찍은 지도 6년가량이 지났지만,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현지에서 그는 아직도 무명의 조연 배우이다. 또 다른 이병헌의 인종차별의 경험담에 이야기하자면, 커피전문점에 갔을 때 아르바이트 학생이 자신에게 영화배우인지 물어보았다는 것이다. 드디어 자신을 알아보는 사실을 기쁠 뻔했지만 영화 ‘행오버’를 잘 봤다고 말했다. 행오버에 출연하였던 같은 동양인인 브래들리 쿠퍼랑 자신을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똑같다고 봤던 것이다. 

2024년 03월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남우조연상을 수상하였고, 엠마 스톤은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연기상 부문 시상은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지난해 수상자와 역대 해당 부문 수상자 총 4명이 함께 후보 5명의 배우들에게 수상하는 방식이었다. 수상하는 과정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엠마 스톤은 인종차별 관련한 논란에 휘말렸다. 전년도 수상자이자 시상자인 두 아시아계 배우인 키 호이 콴과 양자경을 무시하였다는 것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이번 시상식 때 ‘오펜하이머’로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거머쥐었다. 시상자는 지난해 수상자였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베트남계 배우 키 호이 콴과 역대 수상자인 크리스토프 왈츠, 마허샬라 알리, 샘 록웰, 팀 로빈스였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트로피를 가지고 가기 위해 무대에 오르고는 키 호이 콴에게서 인사도 하지 않고 눈도 마주치지 않으며 트로피만 가져갔다. 이와 대조되게, 팀 로빈스와는 악수를 나누며 샘 록웰에게도 짧은 주먹 인사를 나누었다.

인종차별 논란은 여우주연상 수상 순서에서도 일어났다. 지난해 수상자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여주연상을 탄 말레이시아 배우 양자경이 역대 수상자 제니퍼 로렌스, 샤를리즈 테론, 샐리 필드가 시상자였다. 엠마 스톤은 이름이 호명되고 트로피를 양자경에게 받아야 했다. 하지만 엠마 스톤은 양자경과 특별한 인사 없이 트로피를 받고 나서 제이퍼 로렌스와 포옹을 하고 샐리 필드와 인사를 하고 수상 소감을 하려 마이크로 향해 갔다. 

이 두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엠마 스톤이 동양인 배우들을 무시하였다며 지적하였다. 지난해 수상자가 올해 수상자에게 트로피를 시상하는 것은 아카데미의 오래된 전통이다. 근데 아시아계 배우들에게만 인사를 건네지 않고 수상을 한 이 두 배우의 모습에서는 인종차별을 의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제77회 칸 국제 영화제 레드카펫에서 가수 겸 배우 임윤아가 팬들에게 인사하는 도중 경호원이 무리하게 막으며 인종차별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었다. 그런데 이 경호원의 무례한 행동은 처음이 아니었다. 우크라이나 출신 폰티이스카도 레드카펫에서 경호원이 자신을 심하게 제지하여 정신적으로 신체적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칸 국제 영화제 조직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하며 10만 유로(약 1억 5000만 원)의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이러한 인종차별에 대해 법적인 대응이 있는가 하면 성숙한 대처를 한 배우의 사례도 있다. 앞서 언급했던 애콜라이트에 출연 확정이 된 이정재는 인종차별에 대해 성숙한 대응을 하였다. 이정재 배우에 따르면 인종차별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어쩔 수 없고 자신은 별 생각이 없으며 많은 사람들이 스타워즈를 좋아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다른 각자의 생각이 자유롭게 있을 수 있다고 말하였다. 또한, 스타워즈에 외계인도 나오는데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는 것이 감독님의 의도인 것 같고 시대 배경도 공화국이기 때문에 동양인이 출연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도 의견을 말했다. 

이정재 배우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인종차별에 대해서는 모두가 타인을 배려하고 글로벌 마인드를 가져 상호이해와 존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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