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의 폭발 가능성은?
백두산은 정말 곧 폭발할까?
[객원 에디터 5기/ 유시아 기자]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강진으로 큰 피해가 발생하면서 최근 다시 분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백두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백두산은 마그마가 분출할 수 있는 활화산이며, 1998년 중국 지질연구소가 인공 지진파를 통해 분석한 결과 백두산 지하에는 4개의 마그마 방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백두산의 크고 작은 분화는 대략 100년 주기로 일어나는데, 최근 분화한 시기는 1925년이었다. 2000년대 들어 분화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징후가 자주 목격되면서 남·북한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등 주변국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백두산이 정말 폭발할지 알아보기 전, 만약 백두산이 분화한다면 어떤 피해가 생길지 알아야 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백두산이 폭발하면서 강진이 우리나라 전체를 뒤덮는 장면들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백두산이 아무리 강하게 분화하더라도 우리나라 전체가 지진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화산이 분화할 때 뜨거운 마그마가 올라오면서 주변 암석에 충격을 주면,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영향을 미치는 반경은 100km를 넘기 힘들다. 10세기에 백두산이 강력하게 분화했던 적이 있지만, 백두산에서 140km 떨어진 지점의 지층에서 지진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 근거다.
사실 지진보다 더 걱정해야 할 것은 화산재다. 10세기 ‘밀레니엄 분화’ 때 백두산에서 분출된 화산재는 남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화산재는 동해는 물론, 일본까지 날아갔다. 당시 나온 화산재를 모으면 남한 전역을 1m 높이로 덮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홋카이도에 쌓인 화산재는 5cm 두께로 분석됐다. 또한 화산재가 높이 날아가면 3~4년간 성층권에 머물기도 한다. 태양 빛을 막아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내후년에 정확히 백두산이 분화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지난해 중순까지 백두산 천지에서 화산 활동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데이터가 있었으나 지금은 다시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다”라고 말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2020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의 화산성 지진 활동은 한 해 100회 이상 기록하는 등 평균치보다 높은 기록을 보였다. 백두산 화산성 지진 활동은 평균적으로 연간 40~50회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이후 현재 지진 활동은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화산 가스 방출이나 온천수 온도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발생한 제주 서귀포, 충북 괴산, 인천 강화 지진이 백두산 분화 전조 현상이라는 일부 네티즌 주장도 근거가 희박하다는 설명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규모가 매우 큰 지진이 인접 지역에 있는 화산 활동을 가속화하는 건 맞지만, 우리나라에 최근 있던 지진들은 백두산에 영향을 줄 만한 규모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