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9기 / 우성훈 기자 ] 윤활유는 기계 부품의 마찰과 마모를 줄이는 필수적인 산업 소재이다.이다. 윤활유는 기계 부품 표면 사이에 얇은 막을 형성하여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고, 열을 분산시키면서 부식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자동차 엔진, 항공기, 선박, 공장 기계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윤활유는 주로 원유를 정제하거나 인공적으로 합성한 기유(Base Oil)에 첨가제를 혼합하여 만들어진다. 자동차 엔진오일은 윤활기유가 80~85%, 산업용 윤활유는 95% 이상을 차지하며, 이는 윤활기유의 품질이 윤활유의 성능을 좌우한다는 뜻이다.
현재 전 세계 윤활유 소비량은 연간 약 4천만 톤에 달하며, 이 중 85% 이상이 화석연료 기반 윤활유이다. 자동차, 항공, 조선, 제조업 등 여러 산업에서 윤활유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윤활유는 석유 기반으로 제조되기 때문에 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탄소를 배출한다. 또한, 석유 기반 윤활유는 황 성분을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이는 추가적인 비용과 환경 부담을 초래한다. 사용 후 폐윤활유의 처리 또한 환경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지속 가능한 윤활유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윤활유 기술의 친환경적 대안으로 식물성 기름이나 동물성 지방을 원료로 하여 제조되는 바이오매스 윤활유가 떠오르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포항공대 연구팀은 100% 바이오매스에서 유래한 ‘퓨란 화합물’을 개발해 친환경 윤활기유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발표했다. 이 기술은 식물 유래 바이오매스에서 5-히드록시메틸퍼퓨랄(5-HMF)을 생산하고, 이를 통해 테트라하이드로퓨란디메탄올(THFDM)을 제조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THFDM과 식물성 기름에서 추출한 지방산을 에스터화하여 퓨란계 디에스터 화합물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바이오 윤활유를 생산한다.
바이오매스 윤활유는 기존 화석연료 기반 윤활유와 비교했을 때 몇 가지 중요한 이는 지구 온난화 문제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둘째, 원료가 재생 가능한 자원이므로 지속 가능성이 높다. 바이오매스 윤활유는 식물성 기름이나 폐식용유 등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원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자원 고갈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또한, 폐기 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친환경적인 특성을 갖는다.
셋째, 윤활 성능이 우수하다. 에스터계 윤활유의 특성상 높은 점도 유지 성능과 우수한 윤활 성능을 제공하며, 열과 산화에 강해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이는 선박, 항공기, 우주 탐사 장비 등 극한 조건에서 작동하는 기계에 적합하다. 넷째, 경제성도 뛰어나다. 연구 결과, 퓨란계 디에스터 화합물을 적용한 윤활유의 판매 가격은 1kg당 4.92달러로, 기존 합성 윤활유(3.71달러) 대비 경제성이 32%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바이오매스 윤활유는 여러 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우선, 바이오매스 윤활유의 생산 비용이 높은 편이다. 기존 석유 기반 윤활유에 비해 원료 확보와 정제 과정이 복잡하고, 고순도의 바이오 윤활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공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대량 생산을 위한 비용 절감 기술이 필요하다. 또 하나의 단점은 기존 윤활유와의 호환성 문제다. 바이오매스 윤활유가 기존 화석연료 기반 윤활유와 완전히 동일한 성질을 갖지는 않기 때문에, 기존 기계와의 호환성 확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첨가제 개발 및 개별 기계에 맞는 최적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바이오매스 윤활유는 친환경적인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기술 발전을 통해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이 개발한 퓨란계 디에스터 화합물은 모든 원료를 100% 바이오매스에서 유래해 제조한 것으로, 특히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는 선박 산업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