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민희진 vs 하이브… 그 끝과 영향은?

하이브 vs 민희진, 그들의 갈등이 아이돌 산업에 미친 영향

 <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7기 / 정서현 기자] 소속사 어도어(ADOR)의 대표 민희진과 소속사 하이브(HYBE) 간의 경영권 분쟁이 한 달 넘도록 지속되고 있다. 하이브의 고발로 시작된 이들의 갈등은 민희진의 기자회견 이후 점점 심화하여 장기전으로 이어지며 아이돌 산업의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소속사 간의 갈등인 만큼 각 소속사의 아이돌 팬들은 갈등이 심해지면서 그룹에 피해가 가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민희진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은 2024년 4월 22일 소속사 하이브 측에서 민희진을 포함한 어도어의 경영진들이 하이브 소속사로부터 같은 레이블에 소속되어 있는 어도어를 독립시키고 경영권을 탈취하려 한다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공론화하며 시작되었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가 금융 투자자 등을 접촉, 하이브 소유의 어도어 지분을 사들일 방법을 찾았다는 것. 민희진 대표는 그 과정에서 하이브 내부 정보까지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어도어의 경영진 측은 하이브 레이블에 소속되어 있는 빌리프랩의 신인 걸그룹 아일릿(ILLIT)이 어도어의 걸그룹 뉴진스(NewJeans)를 카피한 요소를 회사에 항의하는 요청문을 본사에 보냈을 뿐인데 갑작스럽게 해임을 통보받았다고 주장하였다.

여론이 들끓기 시작하자 민희진 대표는 25일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 기자회견에서 그녀는 약 2시간 동안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하나하나 해명하며 그녀의 심정을 밝혔다. 그리고 이날 진행된 그녀의 기자회견은 그녀가 안에 있던 울분과 설움을 토해내는 식으로, 기존의 딱딱한 기자회견 방식에 회의를 느끼던 대중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녀의 기자회견이 끝난 당일, 하이브에서는 공식 입장으로 긴급회의에 돌입하였고 민 대표의 말들이 사실이 아닌 것이 너무나도 많아 반박할 수 있지만 그럴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일일이 거론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 갈등은 결국 5월 17일에 일어난 민희진 대표의 대표직 유지 또는 해임 여부를 두고 재판이 시작되었다. 가처분 심문 법정에서 하이브는 “의결권 행사가 계약 내용에 반하지 않는다”라고, 민 대표 측은 “해임안에 대한 찬성 의결권 행사는 계약에 반한다”라고 주장했다. 하이브가 어도어의 지분을 약 80%나 보유한 만큼 해임은 피할 수 없어 보였으나, 민 대표는 하이브를 상대로 민 대표의 해임 결정 금지를 신청하였다. 민 대표의 주장은 받아들여졌고, 지난달 30일 법원이 그녀의 신청을 수락하면서 하이브가 민 대표의 해임을 결정할 수 없게 되었다. 이후 하이브는 여전히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이 길고 긴 싸움이 잠잠해지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이 싸움은 양 기획사와 문화계 전반에 큰 손해를 끼쳤다. 서울 경제에 따르면, 한 업계 관계자는 “K팝은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음악에 담는 것으로 글로벌에서 인기를 끌어왔다”며 “아티스트들과 회사가 긴 분쟁이 휘말리는 것이 K팝의 대외 이미지를 훼손하게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특히 ‘멀티 레이블(다수의 음반 제작⋅유통 회사)’ 시스템을 갖춘 하이브의 주가가 분쟁 발생 후 8,500억 원 증발하면서 아이돌 산업 전반이 흔들릴 위험에 처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멀티 레이블’을 바라보는 시장의 신뢰가 추락했을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이는 곧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멀티 레이블 시스템의 신뢰를 세우고 아티스트와 프로듀서의 이탈, 반복 등 인적 자원 리스크 해소를 하이브의 장기 과제로 지적했다.

팬덤 간의 갈등 역시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속사 사이에서 벌어진 분쟁인 만큼, 각 소속사에 소속된 아이돌 팬들은 각자의 아티스트를 지지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최근 이슈가 된 하이브의 아일릿과 뉴진스뿐만 아니라 BTS, 여자친구 등 다른 아이돌까지 끌어들이며 사건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한 뉴진스 팬 엄 씨는 “어른들끼리의 싸움이니까 뉴진스한테는 최대한 피해가 안 갔으면 좋겠다… 그 마음으로 응원했던 것 같아요.”라고 심정을 밝혔다.

가장 피해를 입은 것은 각 소속사의 아이돌 그룹이다. 현재 K-pop 최고의 걸그룹인 뉴진스의 이미지가 손상되었을 뿐 아니라 내년 월드투어를 준비하던 뉴진스의 음악 작업에 차질이 생겼다. 실제로 민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으로 뉴진스가 내년 월드투어를 위해 준비 중이던 음악 작업에 차질이 생겼고, 실제로 새 앨범 ‘하우 스위트(How Sweet)’의 초동 판매량은 지난해 7월 발매한 미니앨범 ‘겟 업(Get Up)’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발표했다. 올해 데뷔한 하이브의 그룹 아일릿은 민 대표의 표절 주장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소속 멤버들의 연령대가 10~20대로 낮은 만큼, 이 사태가 멤버들에게 심적 부담을 안겨줄 것이라는 예측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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