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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반대 시위, ‘다 잘 될거야’ 19세 소녀의 허망한 죽음

미얀마 시위, 최소 54명의 사망자와 1700명 이상의 구금자

계속되는 시위에 정부, 미얀마 군과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 규탄

Illustration by Eujean Cha

[ 위즈덤 아고라 / 임서연 기자 ]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수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 (NLD)이 압승하자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지금까지 사망자 수와 구금자 수는 계속해서 늘고 있으며 우리나라 정부는 미얀마 군의 폭력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3일, 미얀마 쿠데타 반대 시위에서 또 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한 19세 여성은 이날 미얀마 제2도시인 만달레이에서 열린 반 쿠데타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거리에 나갔다가 머리에 총탄을 맞고 숨졌다. 그녀의 옷에 새겨져 있던 문구가 SNS를 통해 널리 퍼지면서 미얀마 사태에 더 많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그녀의 티셔츠에는 ‘다 잘 될거야’라는 글귀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현재 이 문구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시위에서 죽음까지 각오한 듯 페이스북에 자신의 혈액형과 비상 연락처, 그리고 ‘시신을 기증해달라’는 메세지를 남겨 놓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특히 지금 SNS에서는 그의 죽음이 쿠데타에 저항하는 이들에게 더 힘을 줄 것이라며 각종 그래픽과 슬로건 등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미첸 바첼테르 유엔(UN) 인권최고대표는 미얀마 군, 경에 의해 최소 54명이 숨지고 1700명 이상이 구금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는 “보안군이 평화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하는 것은 매우 혐오스럽다”며 “미얀마 군은 살인과 시위대 수감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미얀마는 군부 독재의 폐해를 잘 보여주는 나라이다. 1885년부터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고 영국처럼 의원내각제(여러개의 당 중 가장 많은 국민의 표를 받은 당의 대포가 총리가 되는 구조)를 택했지만 미얀마와 맞지 않았다. 첫 투표에서 총리로 뽑힌 사람인 ‘아웅 산’은 당선 된 3개월 후 바로 암살 되었다. 미얀마의 구심점이 사라지자 미얀마는 큰 혼란을 겪고 내부 전쟁 상태를 마주하게 된다. 이때 ‘네 윈’ 이라는 군인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키고 독재적 질서를 잡게 된다. 계속되던 독재 정치에 분노한 국민들은 1988년 8월 8일 8시에 8888항쟁일 일으켰다. 그러다 1990년, ‘아웅 산’의 딸인 ‘아웅 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국민연합당이 선거에서 완승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사정권은 계속 되었다. 

2015년, 민주국민연합당은 선거에서 또 한번 완승하였다. 이후 부분적으로 민주화가 진행되어 자유선거를 치르게 되었지만 헌법의 뼈대는 아직 군사 독재를 조장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미얀마 군부가 형식적으로만 퇴임했기 때문이다. 군부는 최종적으로 무늬만 민주주의를 행하고 속은 군부 독재를 통해 민중의 분노를 풀어주자는 책략을 썼다. 

그렇게 5년이 지났고 2020년, 미얀마 군부는 2015년 보다 더 큰 차이로 선거에서 패배했다. 선거 직후부터 부정선거라며 우겼지만, 증거는 나오지 않았고 기각이 되자 쿠데타를 실행한 것이다. 현재 군부는 자기 주도로 선거를 치르는 방식을 요구하였다. 군부가 감독하며 선거방식을 정하고, 개표하는 시스템으로 부정선거를 통해 의석을 독식한다는 뜻이다. 이를 아웅 산 수치가 거부하자 쿠데타를 일으켰고 반대하기 위해 미얀마 시민들은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우리 정부는 미얀마에서 다수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미얀마 군과 경찰 당국이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민간인을 폭력으로 진압하는 것을 규탄하고 시위대에 대한 폭력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또,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미얀마 상황을 주시하며, 우리의 향후 조치를 강구해 나갈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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