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미국, ‘틱톡 금지’ 법안 발의

‘중국 공산당의 인터넷 감시, 강압적 검열과 영향, 알고리즘 학습에 따른 국가적 위협 회피’

<Illustration by Hana Lee 2008 (이하나) >

[객원 에디터 4기 / 임소연 기자] 미 하원이 소속 의원 및 보좌진을 비롯한 직원들에게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사용 금지를 공식 통보했다. 틱톡 사용자 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데 따른 조치다. 

틱톡은 15초~10분 길이의 ‘숏폼’ 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중국의 글로벌 플랫폼이다. 전 세계에서 무려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원 사무국은 이날 내부 공지를 통해 “하원 소속의 어떤 모바일 기기에서도 틱톡 다운로드가 금지된다”며 “만약 하원 모바일 기기에 틱톡 앱을 설치했다면, 삭제 요청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의회는 2023 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안을 처리하며 연방 정부 소유 모바일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번 조치는 법 통과에 따른 후속 조치의 일환이다.

하원은 틱톡 금지령이 “여러 보안 문제로 인한 높은 위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보통신 재벌 바이트댄스 소유인 틱톡은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 중 하나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틱톡의 안보 위협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달 하원 국토안보위원회에서 중국 정부가 틱톡 사용자 수백만 명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추천 알고리즘을 제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틱톡이 ‘중국의 여론조작 도구’라고 말했다. 이에 틱톡이 수집한 사용자 정보가 중국 정보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따라서 텍사스, 조지아, 사우스다코타 등 19개 주(州) 정부가 안보상의 이유로 틱톡 사용을 막았다. 인디애나주는 틱톡이 중국 정부가 국가안보 및 경제적 이익을 위해 사용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숨겼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애플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에서 미국 내 틱톡 다운로드를 금지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하기도 했지만, 실패했다. 이에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가 몇 년 전에 틱톡에 대해 말한 것이 옳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틱톡은 미국인 사용자 정보를 모두 오라클로 옮기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확인해 왔지만, 이러한 우려는 불식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을 금지하는 법안도 발의돼 있다. 상원의 마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의원과 하원의 마이크 갤러거(공화·위스콘신), 라자 크리슈나무르티(민주·일리노이) 의원은 이달 각각 상·하원에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중국이나 러시아 등 ‘우려되는 외국 국가’ 내에 있거나 이들 국가의 영향 아래 있는 소셜미디어 회사의 미국 내 거래를 차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법안은 틱톡과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우려 국가의 실질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고 의회에 인증하기 전까지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라고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같은 날 쯔유스바오(自由時報) 등에 따르면 대만 정부도 틱톡 등을 사용하는 공무원을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마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연방 정부는 그동안 틱톡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의미 있는 조처를 하지 않았다”면서 “중국 공산당의 꼭두각시 회사와 의미 없는 협상을 하면서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틱톡을 영구히 금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개인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 “중국 정부가 미국 사용자의 데이터에 접근하려고 시도한 적 없다”라고 해명하고 있다. 안보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미국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틱톡은 미국인 사용자 정보를 미국 회사인 오라클 서버에 저장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Leave a Reply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