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협상 결렬로 행정 마비… 세계 금융시장 불안 확산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10기 / 장희주 기자]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행정 기능 정지)이 단순한 국내 정치 갈등을 넘어 글로벌 경제 시스템 전체를 흔드는 변수로 떠올랐다.
2025년 10월 1일, 새 회계연도 시작과 동시에 의회의 예산 협상이 결렬되면서 연방정부의 일부 행정 기능이 정지되었다. 이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행정 마비 사태를 맞은 것으로, 국제 금융시장 전반에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번 셧다운은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여부와 정부 지출 삭감안을 둘러싼 공화당과 민주당의 양보 없는 대립 끝에 발생했다.
셧다운은 미국 경제의 핵심 축을 사실상 멈춰 세운다. 셧다운의 지속은 경제 관련 핵심 기관의 중요 지표 생산에 차질을 빚게 하기 때문이다. 노동통계국(BLS)을 비롯한 주요 연방 기관이 문을 닫으면서, 고용 보고서·소비자물가지수(CPI)·국내총생산(GDP) 등 주요 경제 지표의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CPI는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이고, GDP는 국가가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경제 정책의 핵심이다. 10월 중순에 발표될 예정이었던 9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지연 조치가 확정되었고, GDP 성장률 보고서도 정상 일정대로 발표되기 어려울 것이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가 충분한 정보 없이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준은 보통 이러한 지표들을 참고해 기준금리 결정, 통화 완화 또는 긴축 여부를 조절하는데, 데이터가 부족하면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를 불확실하게 결정해야 하는 위험에 직면한다.
이 같은 정보 공백은 기업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경제 지표가 제때 공개되지 않으면 기업은 투자 계획을 세우기 어렵고, 투자자들은 향후 경기 전망을 예측하기 힘들며, 리스크 회피 성향이 향후 자금 흐름을 위축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셧다운이 예견된 사태이기에 초기 시장 반응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사태가 2주 이상 장기화될 경우 금융시장이 본격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경제의 불안정은 즉각적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으로 전이된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위험 회피 성향을 강화하며, 주식시장 하락과 환율·원자재 가격의 급등락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현재 상황으로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에 몰리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신뢰도 하락은 국제 금융질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셧다운이 장기화되거나 반복될 경우, 미국의 정치적 기능 마비가 심화되면서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이는 국제 무역 결제 시스템의 혼란을 초래하고, 일부 국가들이 대체 통화 사용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2018~2019년 35일간 지속된 셧다운은 미국 경제에 110억 달러의 손실을 남겼고, 이 중 약 30억 달러는 영구적인 손실로 기록됐다.
경제적 타격 외에도 FDA 등 주요 규제 기관의 업무 중단은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의약품·식품·소비재의 승인 절차가 지연되며, 미국과 거래하는 해외 기업들의 제품 출시 및 수출 일정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관세 정책 결정과 무역 협상도 정체되면서 국제 무역 질서의 불안정성이 가중될 전망이다.
추가적으로, 미국 시민의 삶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사회보장제도(Social Security) 관련 업무도 영향을 받고 있다. 매년 물가 상승률(CPI)을 기준으로 연금 지급액을 조정하는 ‘생계비 조정(COLA)’ 발표가 지연되면서, 은퇴자나 복지 수혜자들이 내년 받게 될 금액을 미리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수혜자들은 생활비 계획을 세우기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결국 이번 셧다운은 미국의 예산 갈등을 넘어, 세계 경제 질서와 국제 정치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리스크로 평가된다. 더 나아가 이번 정체는 단순한 예산 갈등을 넘어 미국의 부채 증가 속도, 재정 지속 가능성 등의 구조적 리스크를 다시 주목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이 기축통화국이자 국제 안보의 중심축인 만큼, 행정 기능의 마비는 각국의 경제 정책, 투자 전략, 그리고 외교적 판단에도 직접적인 여파를 미쳐 이번 사태의 조속한 해결이 필요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