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재산, 인명 피해 심각” 120여년 만의 강진
모로코 강진 희생자 3천 명 돌파…,인권유린 피해까지
[객원 에디터 6기/ 박예지 기자] 지난 8일,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는 1960년 1만 2천 명이 숨진 아가디르지진 이후 가장 큰 피해로, 지난 120여 년간 주변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지진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의 발생 원인을 아틀라스산맥의 비스듬한 역단층”이라고 발표하였다. 지진은 8일 늦은 시각, 모로코 중부도시 마라케시 남서쪽 72km 지점에서 발생했으며, 큰 피해를 본 지역은 알 후우즈 주, 치차 우아, 타루단트, 마라케시, 우아르자자테, 아질란 지역이다.
모로코 내무부는 “이번 강진으로 최소 2,910명이 사망했고, 5,530명이 상처를 입었다.”라고 발표하며 지진의 인명피해가 심각함을 알렸다. 또한, 내무부는 중환자의 수가 많은 데다 실종자의 구조 및 수색 작업이 계속 진행되는 현 상황상, 사상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현재 모로코 피해지역에서는 목숨의 위협뿐만 아니라 인권침해도 발생하고 있다. 한 남성 자원봉사자가 10살 정도의 소녀 옆에서 포즈를 취하는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그녀가 자라서 우리와 결혼할 것이라고 속삭였다.”라는 글을 썼다. 또, 이리키디아 지역에서 온 20세 학생은 온라인에 어린 소녀들을 성폭행할 의도로 지진 피해지역을 여행했다고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모로코 여성운동가인 벤슬리마인 “성에 기반한 폭력의 위험이 있을 것이며 착취의 위험이 있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온라인에서 보았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사건에서 (실제)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었다.
지진의 인명피해가 커진 데에는 피해 지역 대부분이 산악지형이었고, 모로코 건물들의 내진설계가 부족했다는 두 가지 원인이 크게 작용했다. 지진 피해지역의 특성상 생긴 낙석들에 구조대가 가로막혀 초기접근에 난항을 겪었고 그로 인해 구조골든타임이 지났다. 또한, 산악마을의 대부분 주택이 벽돌로 지어진 것도 원인이 되었다. 이러한 자재들로 지어진 건물의 내진 설계가 되지 않아 지진의 강한 진동을 견딜 수 없었다.
이런 지진으로 인해 모로코는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었다. USGS는 10억에서 100억 달러(약 1조 3천370억~13조 3천700억 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할 확률이 37%, 100억에서 1천억 달러(13조 3천700억~133조 7천억 원)는 24%, 1천억 달러 이상은 7% 정도로 내다봤다. 이는 모로코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8%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이다. 그뿐만 아니라, 모로코 정부가 지진피해 복구 비용으로 5년간 1천200억 모로코 디르함(약 117억 달러)을 지출하기로 발표하며, 모로코 경제의 침체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USGS는 “많은 사상자는 물론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제적 대응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