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럴해저드’ 논란… 위기의 카카오
류영준 ‘모럴해저드’ 논란… 결국 자진 사퇴
내부서도 직원들 불만·원성 커
새 경영진 찾기도 쉽지 않을 듯
카카오 자회사 상장으로 모기업 가치 현저히 떨어져
[위즈덤 아고라 / 김규인 기자] 최근 오스템 임플란트, 신세계, 카카오페이의 경영진들의 ‘먹튀’ 행위로 기업가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잇단 오너 리스크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오스템 임플란트는 직원 횡령 사건 여파가 커지고 있으며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의 정치적 발언으로 인한 파장이 상당하고 카카오페이 역시 차기 대표로 내정됐던 류영준 대표의 자진 사퇴로 술렁이고 있다.
특히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와 문어발 사업 확대 논란에 이어 경영진의 주식 대량 매각에 따른 모럴해저드 문제까지 터지면서 총체적인 위기에 처했다.
모럴해저드란 ‘도덕적 해이’를 뜻한다. 원래는 보험시장에서 쓰이던 용어로 개인이 당장의 이익을 좇아 행동하면서 장기적으로는 큰 손실을 초래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최근에는 법과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이익을 추구하거나 자기 책임을 소홀히 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모럴해저드’라는 표현이 쓰이고 있다.
10일 카카오는 류영준 대표 내정자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며 사상 초유의 경영진 공백 사태를 맞았다. 카카오페이가 상장한 지 한 달여 만에 류영준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 8명은 900억 원어치에 달하는 스톡옵션을 일괄 처분해 ‘모럴해저드’ 논란이 있었다.
이 사단을 낸 장본인인 류영준 대표가 카카오그룹 모회사인 카카오 공동대표에 내정이 돼 있다는 사실이 더 큰 논란을 불러왔으며 카카오 직원들은 “류 대표가 이사회와 주총을 거쳐 카카오 공동대표 자리에 오르면 ‘카카오는 모럴해저드를 일으켜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백을 메울 새 경영진 찾기도 쉽지 않다. 카카오가 주력 신사업으로 점찍었던 핀테크, 커머스 분야의 주요 경영진들이 이번 주식 대량 매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탓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상장도 모기업 카카오에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해 카카오페이까지 줄줄이 상장하면서 “너무 많은 자회사 상장으로 모기업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비판을 들어왔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류 대표를 비롯해 신임 대표로 내정됐던 신원근 기업전략 총괄 최고책임자, 이진 사업총괄부사장(CBO), 나호열 최고기술책임자(CTO), 주창기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C레벨급 인사들이 줄줄이 이번 논란에 연루됐다.
카카오 한 직원은 “류 대표가 자진 사퇴했지만 경영진들이 지금보다 주가가 30% 비쌀 때 900억 원어치 주식을 판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한 사람이 사퇴했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류 대표 사례를 겪으며 회사 안팎에서 카카오의 새로운 사령탑에게 바라는 리더십 눈높이가 더 높아졌다”며 “이번 논란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책임질지를 밝히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수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