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코로나 치료제, 오미크론에도 효과적일까
백신 접종에 이은 경구용 코로나 19 치료제의 개발
경구용 코로나 19 치료제, 전세계적으로 보편화되나
[해외 특파원 1기 / 이시현 기자 ]어느덧 코로나 19가 발생한 지 2년이 다 되어 간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힘을 쓰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치료제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먹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다.
화이자와 미국 제약사 머크앤드컴퍼니 등 많은 제약회사들이 먹는 코로나 치료제의 임상 실험을 마쳤다. 유럽의약품청(EMA)은 머크앤드컴퍼니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를 추가적인 산소 공급이 필요 없고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는 성인을 치료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약은 코로나19 진단 후 되도록 일찍 증상이 시작되는 5일 이내에 제공돼야 하며, 5일간 하루 2번 복용해야 한다. 다만, 임신한 여성이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에게는 복용을 권고하지 않는다. 이는 공식 판매 승인 전에 공개한 내용으로, 최근 코로나19 확산세에 맞춰 유럽 내 해당 국가에서 조기 사용 결정을 내릴 경우 가이드라인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다.
한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FDA 자문기구인 항균제자문위원회(ADAC)는 30일, 머크의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 승인을 권고했다. 위원회 투표 결과 찬성 13표, 반대 10표로 나타났다. 다만 위원회는 임신 기간에는 사용을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더불어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도 유럽의약품청(EMA)의 자료 검토가 시작됐다. 팍스로비드는 화이자의 자체 임상시험 결과 입원과 사망 확률을 89%까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EMA는 이 치료제 사용에 대해 현재 확보 가능한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은 이달 초 전세계 최초로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를 조건부 승인한 바 있다. 이처럼 유럽 각 국에서 몰누피라비르와 팍스로비드 등 먹는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최근 강력한 전파속도로 위협이 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미국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11월 29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출연해 화이자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불라 CEO는 “팍스로비드는 대부분의 변이가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나올 것이란 사실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며 “그래서 이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높은 수준의 자신감을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머크(MSD) 역시 경구용 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머크 측은 “새 변이 오미크론에 대한 임상시험은 아직 진행된 바 없지만 당사는 몰누피라비르가 오미크론에 대해서도 같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먹는 코로나 치료제의 수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두고 현재 40만 4 천명분의 물량의 확보를 결정한 상태라며 2022년 2월부터 단계적으로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현재 머크의 ‘몰누피라비 르’ 20만 명 분과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7만 명분에 대한 구매 약관을 체결한 상태이며 나머지 13만 4천 명 분도 제약사들과 협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는 각국의 방역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백신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는 팬데믹 상황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