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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크, 지적 재산권 포기하며 코로나 복제약 생산 허용… 국내기업도 참여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생산 국내에서도 본격화

11개국 27개 기업 중 3곳은 국내 기업

정부…관련 규제 개선, 공급, 판매 등에서도 지원

복제약은 한 사람당 20달러(약 2만4000원)

Illustration by Jimin Lee

[위즈덤 아고라 / 김규인 기자] 미국 제약회사 머크(MSD)가 전 세계 중저소득국가에 코로나19 치료제를 지원하기 위해 제약사들의 제네릭 의약품(복제약) 생산을 허용했다. 백신 불평등의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빈곤국가도 복제약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크게 환영하고 있다. 

머크는 105개 중저소득국에 자사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제품명: 라게브리오)’를 저렴하게 제공하기 위해 유엔이 후원하는 공중보건단체 국제의약품특허풀(MPP)과 복제약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한국, 중국, 베트남, 방글라데시,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1개국 27개 제약회사는 ‘라게브리오’ 복제약 생산을 맡게 된다. 국내에선 한미약품, 셀트리온, 동방에프티엘 등 3개 기업이 맡는다. 

백신 개발 초기,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을 두고 지적 재산권을 포기해 대량생산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그러나 머크사가 지식 재산권을 포기함에 따라 화이자와 모더나 등 백신 제조사들에 대한 지재권 포기 요구 목소리는 더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백신 불평등으로 인해 선진국과 빈곤국의 접종률이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변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복제약의 원료와 완제품을 모두 생산하고 셀트리온은 완제품을, 동방에프티엘은 원료를 생산할 예정이다. 먼저 한미약품 원료의약품 계열사 한미정밀화학은 라게브리오 생산에 즉각 착수한다고 밝혔다. 생산된 원료는 경기도 팔탄 소재 한미약품 스마트플랜트로 옮겨져 완제의약품 생산에 투입된다.

셀트리온의 경우, 라게브리오 완제품 개발과 생산은 계열사인 셀트리온제약에서 맡고, 해외 공급을 셀트리온이 담당한다. 셀트리온제약은 연내 제품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로 이미 제형 연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생동성 시험과 허가 등 상업화를 위한 절차를 걸쳐 충북 청주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 백신과 함께 먹는 치료제 생산·공급을 통해 코로나19 종식에 한국 기업이 기여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국내 생산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업이 먹는 치료제를 신속하게 생산해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 제약바이오협회, 기업 등과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또 관련 규제를 개선하고 원자재 수급, 생산, 공급, 판매 등에 대한 지원도 나설 방침이다. 

복제약은 기존 약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미국 정부가 지불한 구매가는 5일 치료 분량 40알 패키지당 700달러(약 84만 원)였지만, MPP 계약에 따른 복제약은 한 사람당 20달러(약 2만 4000원)에 판매된다. 

현재까지 복제약 생산을 허용한 제약사는 머크 외 없으며,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복제약 생산 기업 선정에 대해서는 심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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