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산불, 어디서 시작되는가
대형 화재는 생태계 체계 무너뜨린다
예측 불가능한 재난, 사전 예방 필요해
[객원 에디터 8기 / 이승원 기자] 산불은 산림지역에서 시작되는 화재를 통칭한다. 산불은 나무를 태우면서, 대기오염을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산림지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재산에도 피해를 입힌다.
산불이 더욱 무서운 이유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산불의 발화 원인, 물리적 특성, 가연성 물질 존재, 날씨 등이 산불을 구별하는 기준이다. 이러한 기준들은 산불이 다 진압된 후, 확인 과정을 걸쳐 알아내는 정보들이다. 보통 자연적 요인으로는 낙뢰가 산림에 떨어져 화재를 유발하는 것이거나 건조한 기후로 인한 정전기 혹은 산불을 발생시키는 식물도 존재한다. 이러한 산불이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
돈 드리스콜 호주 디킨대 생명환경과학부 교수팀은 호주의 대형 산불이 지역 생물 다양성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최근 ‘네이처’에 발표했다. 영향력이 가장 큰 변수는 지난 40년간 발생한 산불 횟수였다. 그러나 생물 다양성에 대해서는 악영향에 대한 예측만 존재했고, 정확한 영향은 확인하지 못했다.
생물 다양성은 서식지에 존재하는 생물의 다양성 또는 생물이 지닌 유전자의 다양성을 총칭한다. 유명한 생물학자인 제인 구달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생물 다양성은 거미줄과 유사하다. 거미줄이 한두 개씩 끊기면 지탱하는 힘이 약해지는 것처럼, 동식물 종이 하나씩 멸종하면 생태계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
이처럼 생물 다양성은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존과 번영을 책임지는 ‘안전망’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생태계가 균형을 이룰 때 생태계 스스로가 오염을 제거하고, 토양을 유지하고, 기후를 조절하며, 질병을 예방하고, 영양분을 재활용하여 인간에게 음식을 제공한다.
산불이 생물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어려운 이유는 생태계에 서식하는 모든 동식물 종이 발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산불은 화재와 함께 진화한 자생 식물, 동물 및 생태계에 유익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과거 농업 시대 때 많은 사람들이 수확 이후 땅을 불에 태우는 과정을 거쳐 다시 농사를 시작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땅에 더 많은 양분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좋은 영향만 있지는 않다. 화재로 인해 많은 동식물이 죽을 것이고, 인간에게도 극심한 피해와 생태계 오염을 불러온다. 2019년과 2020년에 발생한 호주 화재는 한반도의 약 85% 크기의 산불이 발생했다. 450여 명의 사람이 사망했고 야생동물 5억 마리가 타 죽었다.
이러한 화재들은 위 연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근 40년 동안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해당 연구를 통해 산불이 생물 다양성에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는 아직 불타지 않은 인근 땅의 산불 영향을 완화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연구진은 “산불이 자주 일어나는 지역에서 진압을 신속히 하고 재발을 줄여 대형 산불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인간이 일으킨 기후 변화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해결책이 시급하다”며 “탄소 배출을 빠르게 감축해야 극심한 산불을 억제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