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심 고리키의 ‘2인조 도둑’ – 가난이 만든 선택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위즈덤 아고라 / 전시아 오피니언 투고] 사람들은 행복과 쾌락을 좇으며 살고, 이를 위해 많은 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아무리 개인이 자신과 사회를 위해 옳은 선택을 하려고 해도, 사회‧경제적인 구조적 문제로 인해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도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옳고 그름의 선택이 달라지기도 한다.

막심 고리키의 「2인조 도둑」은 두 도둑 플라시 노가와 우포 바유시치의 궁핍한 생활과 그 속에서 피어난 우정을 그린 소설이다. 둘은 성격이 소심하여 겨울에는 눈에 발자국이 남아 들킬까 봐 도둑질을 하지 않고 봄까지 기다린다. 봄이 되자 그들은 훔친 물건을 마을에 내다 팔았다. 그러는 와중에 우포와 플라시는 마르고 털이 거의 없는 망아지를 숲 속에서 발견한다. 둘은 돈을 벌기 위해 망아지를 훔쳐 팔려고 마을로 이동했다. 그런데 길을 가다가 플라시와 우포는 말을 훔치는 일에 대해 다투기 시작했고, 그 틈에 망아지는 도망쳐 개울 속으로 뛰어들었다. 둘은 다투면서 걷다가 우포 바유시치는 기침을 거세게 하면서, 걸을 수 없었고, 결국에는 피를 토하면서 죽었다. 플라시 노가는 분노하며 홀로 떠나는 모습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

플라시 노가는 옛날에 가게 점원이었고, 키가 크고 사나워 보이며, 등이 굽고 마른 몸에 다리 한쪽이 더 긴 장애인이다. 그는 약 40세 정도의 남성으로, 현실적이고 거칠지만 내면의 불안함을 숨기지 못한다. 우포 바유시치는 옛날에 농사꾼이었고, 키가 작고, 플라시보다 대여섯 살 많다. 어깨는 넓지만 몸이 약해 늘 기침을 하는 환자다. 둘은 도둑이지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할 때만 도둑질을 하는 생계형 인물들이었다. 그들이 훔치는 것이라고는 헝겊 조각, 낙타털 외투, 도끼, 양복 윗저고리, 혹은 닭 같은 것들이었다. 그리고 봄이 되자 둘은 새를 잡아 팔고, 버들가지나 딸기, 버섯을 뜯어 팔며, 탄알을 주워 팔았다. 이런 도둑질로 겨우 입에 풀칠만 할 뿐 병원에도 가지 못하는 형편이었다.

그러던 중 망아지 사건이 일어난다. 둘은 워낙 조심스러운 성격이라 망아지에게 짚신을 신기고, 온종일 숲에 숨어 있다가 밤에 이동했다. 그 이유는 망아지 주인이 망아지를 추적하지 못하게 하고 아무도 모르게 이동하기 위해서였다. 소심한 성격은 다른 상황에서도 볼 수 있는데, 훔친 집은 오랫동안 다시 오지 않았고, 겨울에는 발자국이 남을까 봐 도둑질을 하지 않는 좀도둑이었다. 

그런데 망아지를 훔친 뒤, 두 사람의 가치관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우포는 과거 자신의 집에서 일하던 농사꾼이 말을 잃고 슬퍼했던 일을 떠올리며 망아지 주인을 불쌍히 여겼다. 그래서 그는 망아지를 놓아주자고 여러 번 말할 만큼 생각이 많고 마음이 약한, 이성적인 사람이다. 반면 플라시는 망아지를 잃은 농사꾼보다 자신들이 더 불쌍하다며, 우포에게 쓸데없는 소리를 하지 말라고 다그친다. 그는 현재의 생존을 더 중요시하며, 돈을 벌기 위해 망아지를 팔려는 현실적인 인물이다.

고리키는 사회의 약자인 플라시와 우포, 즉 장애인과 환자를 등장시켜 이들의 고심과 도둑질의 이유를 보여준다. 그는 1868년부터 1936년까지 살았는데, 당시 러시아는 사회적으로 불안하고 경제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시기였다. 18세기 중반 유럽에서는 이미 산업혁명이 일어났으나, 러시아의 국민들은 여전히 가난했고 황제 니콜라이 2세와 귀족들의 부패로 국가의 상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국민들은 겨울궁전 앞에서 시위를 벌였지만, 황제는 군대에 발포를 명령했고 수많은 시민이 희생되었다. 이것이 바로 피의 일요일 사건이다. 이후 1차 세계대전의 참전과 패배로 국민들의 삶은 더 어려워졌고, 결국 1917년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이 탄생했다. 이러한 혼란의 시대를 직접 경험한 고리키는, 인간의 선함조차 생존의 압박 속에서 무너질 수 있음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고리키가 이 소설을 쓴 이유는, ‘개인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회 구조의 모순이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단순히 도둑을 비난하지 않고, 그들이 왜 도둑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사회적 시선으로 바라본다.

내 생각에는 우포 바유시치의 양심은 인간다운 사회에 꼭 필요하지만, 이런 생존의 경계에 놓인 상황에서는 플라시 노가의 현실적인 판단도 불가피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둘은 망아지를 직접 훔친 것이 아니라 우연히 숲에서 발견한 망아지를 팔려 했기 때문에, 도둑질의 의도보다는 생존의 절박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우포는 망아지를 돌려주려 했지만 병으로 죽었고, 플라시는 끝내 홀로 남았다. 이 결말은 양심의 죽음이 곧 인간성의 상실임을 상징한다. 그래서 나는 이 작품이 단순히 두 도둑의 이야기라기보다, ‘가난이 인간의 도덕심을 흔드는 현실’을 고발한 사회적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에도 경제적 불평등 속에서 생존과 도덕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서, 「2인조 도둑」은 여전히 우리에게 인간다움과 사회 정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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