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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총선서 과반 획득 실패

< Illustration by Michelle Chang >

[객원 에디터 3기/김유현 기자] 올해 4월 24일 치러진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현 프랑스 대통령이 58.54%를 득표하며 41.46%를 얻은 마린 르펜 후보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달 19일 이루어진 프랑스 총선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범여권 정당이 의회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프랑스 역대 최연소 대통령에 이어 재선 대통령이란 타이틀까지 얻었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선거개혁 이후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최초의 현직 대통령이 된 것이다.

프랑스 내무부는 하원 결선 투표 집계 결과 여권 앙상블이 총 577석 중 245석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과반인 289석에 비해 44석 부족하고 현재 전체 여권 수인 345석에 비해 100석 줄어들었다. 일주일 전 1차 투표 직후에 나온 예상 의석수인 255~310석에 비해서도 적다. 프랑스에서 여당이 국회에서 과반을 얻지 못한 것은 20년 만이고 마크롱은 2000년 선거 개혁 이후 의회 과반석 획득에 실패한 첫 현직 대통령이다. 이에 대해 브루노 코트레 파리정치대학 연구원은 “이번 선거 결과는 마크롱 대통령의 ‘무적’ 이미지에 변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론했다.

프랑스 총선은 우리나라와 조금 다르다. 프랑스 의회 하원의원 577명을 선출하는 총선은 1차와 2차,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되는데,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는 곧바로 당선된다. 하지만 과반 후보가 없으면 이후 2차 투표에서 1위 후보와 유권자의 12.5% 이상 표를 얻은 2~4위 후보가 다시 선거를 치르는 방식이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하원의원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2기 임기 5년 동안 함께하게 된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의 세력이 약화한 것과 반대로 이번 선거에서는 좌파 연합과 극우당의 선전이 도드라졌다. 장뤼크 멜랑숑 대표가 이끄는 좌파 연합 뉘프(NUPES)는 135석을 얻으며 제1야당으로 올라섰고 마린 르펜 대표가 이끄는 극우 성향 국민연합(RN)도 89석을 확보하며 지난 총선의 8석에 비해 엄청난 성적을 거두었다. 이는 의회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이 목표였던 국민연합의 목표에 비해 역대 최고 성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여당 연합이 의회 장악에 실패하며 마크롱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감세, 연금 개혁, 은퇴연령 상향 등 여러 정책들의 추진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개혁안들의 추진을 위해서는 야당과의 협력과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제1야당인 좌파연합 ‘뉘프(NUPES)’를 이끄는 장뤼크 멜량숑 LFI(굴복하지않는 프랑스)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은퇴 연령 60세로 하향 조정, 최저임금 15% 인상, 생필품 가격동결, 기후변화 방지 등 마크롱 대통령과 배치되는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외 문제에 집중하려고 하였으나 이번 총선 과반 획득 실패로 국내 문제에 집중하며 국민들을 단결시키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프랑스 통신사 AFP가 예측했다. 그동안 유럽 대륙의 전체적인 방향을 중시했던 마크롱의 정치방향이 바뀌어 유럽연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현 총리는 “과반을 점하기 위한 실무적인 연정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향후 행보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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