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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우파 미세셸 바르니 총리 임명

<출처: stockcake>

[ 위즈덤 아고라 / 우성훈 기자 ]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5일 우파 공화당 소속 미셸 바르니에 전 장관을 새 총리로 임명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7월 조기 총선 이후 거의 두 달간 지속된 정치적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도 성향의 르네상스당을 이끌고 있지만, 이번 임명은 의회 내 분열을 봉합하고 안정적인 정부 운영을 목표로 한 것이다. 바르니에는 강경 우파 성향이지만, 그의 폭넓은 정치 경력이 그를 불신임 가능성이 적은 인물로 만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임명으로 프랑스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미셸 바르니에는 50여 년에 걸친 정치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 정치인으로, 1978년 최연소 하원의원으로 당선되며 프랑스 정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그는 여러 차례 장관직을 역임하며 프랑수아 미테랑,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특히, 바르니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며 국제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016년 브렉시트 협상 당시 EU 수석 협상 대표로서 활동하며 ‘미스터 브렉시트’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그의 임명은 안정적이고 노련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에 적합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분열된 프랑스 의회를 통합하고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지난 조기 총선에서 좌파연합 신인민전선(NFP)이 의회 다수당으로 올라서면서 정국이 급격히 좌우로 나뉘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극좌와 극우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온건한 우파 정치인 바르니에를 총리로 임명하는 전략을 택했다. 특히 좌파 연합의 급부상 속에서 바르니에의 중도 우파 성향이 마크롱의 정책 방향과 큰 충돌 없이 정부 운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선택은 마크롱의 정치적 고집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바르니에 총리의 임명에 대해 좌파연합은 즉각 반발하며 강력히 비판했다. NFP의 주요 인사들은 이번 임명을 선거 결과를 무시한 결정이라고 지적하며, “선거가 도둑맞았다”라고 주장했다.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번 임명은 마크롱 대통령이 국민의 의사를 무시한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멜랑숑뿐만 아니라 다른 좌파 정치인들도 이번 임명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할 계획임을 밝혔다. 바르니에 총리가 향후 의회에서 안정적인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7일 프랑스 전역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공화당 소속 미셸 바르니에 전 외교장관을 신임 총리로 지명한 것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BBC에 따르면, 파리와 마르세유, 리옹 등 주요 도시에서 약 11만 명(시위 주최 측 추산 30만 명)이 참여했다. “민주적 쿠데타”라고 불리는 이번 시위는 7월 조기 총선에서 하원 577석 중 193석을 차지해 다수당이 된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 내 극좌 정당인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가 주도했다. 시위대는 마크롱 대통령이 선거에서 2위에 그친 여당 대신 4위를 차지한 공화당의 우파 인사인 바르니에를 총리로 지명한 것은 민의를 무시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마크롱이 선거 결과를 배신했다고 비난했다. 

엘리제궁은 이번 임명이 헌법적 절차에 따라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친 결과임을 강조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성명에서 바르니에 전 장관이 통합 정부를 구성하고, 프랑스 국민을 위해 봉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임명 과정은 마크롱 대통령이 여러 정치 세력과의 협의를 통해 불신임 가능성이 적은 후보를 신중하게 선택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엘리제궁은 차기 정부가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안정적 조건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르니에 총리가 실질적으로 얼마나 안정적인 정부를 이끌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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