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전지의 성능을 높여줄 나노입자 ‘풀러렌’
조채용 부산대 교수팀, 순수 풀러렌 결정질 나노입자 추출
흑연 대체 소재로 전지의 저장 용량 2배 증가
[위즈덤 아고라 / 김현동 기자] 국내 연구진이 리튬이온 배터리 속 흑연을 대체할 수 있는 풀러렌 제조법을 개발했다. 나노입자로 추출한 풀러렌으로 만든 리튬이온 배터리는 비용량이 흑연보다 2배 이상 높았으며, 1000회 이상의 충방전에도 성능이 유지됐다.
2021년 10월 31일, 조채용 부산대 교수팀이 열 증발-냉각법을 개발해 크기가 균일하고 순수한 풀러렌 결정질 나노입자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풀러렌은 탄소 원자 60개가 축구공 모양으로 구성된 매우 안정된 탄소 동소체 중 하나이다. 즉, 탄소로 이뤄졌으나 결합 구조가 달라 형태, 구조, 물성이 다르다. 풀러렌은 1996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해럴드 크로토 박사가 처음 발견했다.
연구진은 추출한 나노입자를 리튬이온 배터리의 음극으로 만들었다. 풀러렌은 매우 단단하면서, 고온, 고압에도 잘 견디며 어떤 물질에 결합하느냐에 따라 도체, 반도체, 초전도체의 역할을 가질 수 있다. 보통 흑연 또한 탄소의 동소체로 음극소재로 자주 쓰인다. 그러나 흑연은 양극의 수명보다 비교적 짧기 때문에 대체 소재가 필요했고 이를 대체하고자 발견한 소재가 바로 순수 풀러렌 결정질 나노입자다.
기존 합성법으로는 비정질 형태로 크기가 불균일한 풀러렌을 얻을 수밖에 없었지만 새로 개발한 열 증발-냉각법으로 균일한 풀러렌을 만들었다. 연구팀이 최초로 합성한 면심 입방 구조 (밀집 구조)의 순수한 풀러렌 입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12개) 훨씬 많은 리튬 이온을 (21개) 저장할 수 있다.
이차전지란 방전된 이후 충전을 통해 다시 재사용이 가능한 전지로 이차전지의 대표적인 예시로 리튬이온 전지가 있다. 리튬이온 전지는 리튬 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번갈아 돌아다니면서 전류를 생산하며 전지를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단 양극과 음극이 있으며 리튬 이온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전해액이 있다. 양극에는 주로 니켈, 코발트 아니면 망간을 많이 사용하며 음극은 흑연을 주로 사용한다. 전해액은 염, 용매, 그리고 첨가제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장 자주 쓰이는 액은 LiPf6와 LiBF4이다.
연구팀은 풀러렌을 사용할 시 이차전지에서 높은 에너지 밀도와 장기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는 예측을 했다. 충-방전 과정 동안 X-선 회절 분석기(in-situ XRD)와 비동시 투과 전자현미경 (ex-situ TEM)을 통해 풀러렌 결정 내 리튬이온의 증감에 따른 구조 변화를 확인한 결과 기존 흑연을 사용한 리튬이온 전지와 비교했을 때 비용량이 2배 컸으며 안정성 또한 훌륭했다.
조채용 교수는 “실용화를 위해서는 대량 생산과 단가가 문제인데, 이것은 저렴한 기본 풀러렌 분말 소재를 확보하고 이에 걸맞은 열처리를 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조 교수는 “이와 더불어 소재 가격이 낮은 나트륨 기반의 배터리가 성공적으로 만들어지면 훨씬 더 높은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