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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2024년 이후 국제우주정거장 사업 철수 결정

< Illustration by Hana Lee >

[ 객원 에디터 3기/김유현 기자] 러시아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2024년 이후 국제우주정거장(ISS) 프로젝트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자체 우주정거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우주정거장은 러시아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들이 참여하여 국제협력의 상징으로 불렸으며 1998년에 건설이 시작된 다국적 연구시설이다. 20년 넘게 이어져 온 성공적 협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관계가 악화되며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유럽우주국과 러시아 연방우주국이 협력하던 화성 탐사선 발사를 중단하고 프랑스령 기아나에 있는 유럽우주국의 자국 우주선 발사를 중단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전쟁이 러시아와 서방의 관계에 분명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탈퇴 결정이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우주산업 제재를 풀기 위한 엄포일 가능성도 제기하였다.

러시아의 탈퇴 결정에 나사는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전달받은 것이 없다면서 당혹감을 내비쳤다. 합의안에 따르면 파트너는 언제든 프로젝트에서 철수할 수 있지만 최소 1년 전에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로빈 게이튼스 나사 우주정거장 담당 국장은 “러시아와 파트너십이 끝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그들과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ISS는 원래 2024년까지 운영 예정이었으나 미국 외 다른 국가들은 6년 더 연장 운영을 하기로 합의하였다. 하지만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연방우주국 신임 국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2024년 이후 ISS 프로젝트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탈퇴 전까지 모든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히며 러시아의 최우선 과제는 자체 우주정거장 건설임을 덧붙였다.

ISS는 1998년 수립된 이후 러시아 모듈과 미국 모듈을 주축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요 추진체는 러시아가, 태양광전지판과 에너지 동력원은 미국이 운영하고 있어 한 곳이 탈퇴하면 운영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특히, 러시아는 추진력을 공급하여 정거장이 정상 궤도를 이탈하는 것을 막았다. 실제로 우주정거장이 궤도를 이탈하면 인도나 중국 등 아시아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 러시아 우주국장 드미트리 로고진의 경고가 있었다. ISS는 파트너국이 서로 의존하는 방식으로 설계된 만큼 러시아의 ISS 탈퇴는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된다. 러시아가 탈퇴하면 미국, 프랑스, 일본, 영국 등 다른 파트너국은 ISS에 추진력을 공급할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미국은 지난 6월 Northrop Grumman Cygnus 화물 우주선이 국제우주정거장의 궤도를 제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발표했다.

한편 보리소프 국장은 “러시아의 독자적 우주정거장은 내비게이션이나 데이터 전송같은 우주 기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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