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스터 껍질로 만든 배터리?
‘키틴’성분, 재생 가능한 배터리
5개월 만에 분해 가능.. “리튬 배터리 대체”
[객원 에디터 4기 / 김지연 기자] 계속되는 전기자동차 등 녹색 산업이 발달로 인해, 친환경 배터리들이 새롭게 발견되고 있다. 지난 1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미국 메릴랜드대 재료혁신센터 연구원팀은 게나 랍스터와 같은 갑각류의 등껍질에 포함된 화학물질 ‘키틴’ 성분을 이용해 높은 에너지 효율을 유지 가능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키틴은 곰팡이와 곤충에서도 발견되지만 보통 갑각류 요리가 만들어진 후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진다. 하지만 연구팀은 키틴을 폐기하는 대신 아세트산 수용액을 합성시켜 젤 형태의 화학물질로 만들어냈다.
전해질이란 배터리를 충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 배터리 내부의 액체를 말한다. 이렇게 가공된 젤을 배터리의 전해질로 사용해본 결과 배터리는 400시간 작동했으며 1000번의 충전 사이클에도 99.7%의 에너지 효율을 유지했다.
또한, 수명을 다한 배터리 중 3분의 1은 다섯 달 만에 미생물에 의해 토양에서 분해됐다. 분해된 후 재활용이 가능한 아연 물질까지 얻을 수 있었다. 친환경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널리 쓰이는 대부분의 배터리는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물질이 자연 분해되려면 수백 년에서 수천 년이 걸린다. 게다가 인화성이 있어 가전제품을 태우거나 쓰레기장, 재활용 현장 들에서 화재를 일으키기도 한다.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는 2030년 경이되면 전 세계에서 약 1200만 톤 폐배터리가 쏟아져 나올 거라고 발표했다. 특히, 사용량이 늘고 있는 리튬 이온 배터리는 폭발하기 쉬운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보니 조심스럽게 작업해야 하고 고가의 분해 비용이 들다 보니 차라리 새 배터리를 제조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고 여겨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버려진 리튬이온 배터리 중에서 재활용되는 것은 약 5%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연구팀은 “키틴을 사용한 배터리는 환경을 고려한 배터리를 개발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며 “배터리가 높은 전류 밀도에서 작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성능은 키토산 기반 물질의 장점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스페인의 배터리 개발 분야 전문가 안토니오 로메로 카르타헤나대 교수는 “환경을 존중하면서 저렴하고 높은 효율을 가진 배터리는 몇 년간 반드시 개발해야 하는 제품 중 하나”라며 “일상생활에 쓰이기 위해 적극적인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노팅엄대학 재료화학교수인 그레이엄 뉴턴 교수 또한 “아연 이온 배터리 개발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꽤 있지만 이와 같은 기본연구가 매우 중요하다”며 키토산-아연 배터리가 유망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