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기가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9기 /  조예서 기자] 기술이 끊임없이 발전하는 현대 사회에서 십 대, 초등학생, 심지어 유아까지도 TV,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디지털 기기에 노출되는 것은 이제 당연한 일이 되었다. 이에 따라, 디지털 기기가 대중화된 이후에 태어난 알파 세대 어린이들은 ‘아이패드 키즈(iPad kids)’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특히 12세 이하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디지털 기기의 사용은 어린이의 뇌 발달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연구진은 디지털 기기가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전반적인 부정적 영향을 고려하여 정부 차원에서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콩 교육대학교의 리후이 교수팀은 2000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발표된 관련 연구 33편을 분석했는데, 이 연구들은 6개월 이상 12세 미만의 어린이 약 3만 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기 사용이 두뇌에 미치는 영향을 신경영상 기술로 측정했다. 그 결과,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다양한 뇌 구조 및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특히 영향을 받은 영역은 다음과 같다: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은 작업 기억(working memory), 계획 능력, 유연한 의사 결정을 하는 곳인데, 스크린 사용 시간은 작업 기억, 계획 수립, 상황 대처 등 실행 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전전두엽 피질에 변화를 일으켰다. 또한, 촉각, 압력, 열, 추위, 통증을 처리하는 두정엽, 기억, 청각, 언어에 중요한 측두엽, 시각 정보를 해석하는 후두엽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일부 연구에서는 화면 시청 시간이 주의력, 실행 조절, 억제 조절, 인지 처리, 기능적 연결성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마트폰에 중독된 학생들의 뇌파를 측정한 결과, 감정 조절과 대인 관계를 담당하는 오른쪽 전두엽이 일반 사람들과 비교하여 현저히 덜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에 더 많이 집착할수록 우울감과 불안감이 커지고, 친구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졌다.

이러한 비활성화의 원인은 스마트폰이 뇌를 시각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이다. 시각적 자극은 눈과 시신경을 통해 전달되어 후두엽에 도달한 후, 사고와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으로 보내진다. 그러나 게임이나 영상을 보고 있을 때는 정보를 처리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사고를 할 시간이 부족해지고, 그로 인해 전두엽의 사고 기능은 비활성화되고 참여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전두엽의 사고 기능은 비활성화되고, 참여가 부족한 상태가 된다.

그렇다면, 디지털 기기는 무조건 나쁜 걸까?

연구진은 일부 디지털 경험이 전두엽(frontal lobe)의 집중력 및 학습 능력을 향상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퍼즐 게임, 교육 앱, 코딩 프로그램 등의 적절한 디지털 콘텐츠는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리후이 교수는 교육자와 부모는 디지털 경험이 어린이의 인지 발달(cognitive development)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스크린 타임을 제한하는 것은 효과적이지만, 갈등을 유발하는 방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혁신적이고 친화적이며 실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책 입안자들이 디지털 시대의 어린이 뇌 발달을 보호하고 촉진할 수 있는 근거 기반 정책(evidence-based policies)을 마련해야 한다며, 교사와 부모가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적절한 가이드라인과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특별시의회가 주관한 정책 토론회에서 이규석 고문은 디지털화의 속도와 강도를 조절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복잡성교육학회 심임섭 회장은 복잡성 리터러시와 비판적 사고 훈련의 필요성, 그리고 AI 주권, 데이터 소유권, 알고리즘 투명성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에 교육부는 디지털 기기의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며, 학생들이 필수적인 디지털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새로운 기술을 삶에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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