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 구글어스로 찾은 4천년전 마야 낚시터
기술의 발전과 고고학의 융합
[객원 에디터 8기 / 조예서 기자] 중미 벨리즈에서 고대 마야인들이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4000년 전 낚시터가 발견됐다. 이 발견은 구글어스(Google Earth)를 통한 위성사진과 무인비행장치(드론)를 비롯한 현대 기술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국 뉴햄프셔 대(University of New Hampshire) 엘리너 해리슨 벅(Eleanor Harrison-Buck) 교수를 비롯한 연구팀은 민물고기 낚시용 운하 흔적을 확인하고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과학 저널에 관련 논문을 발표를 했다.
고고학자들은 드론과 구글어스와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지그재그 선형 운하의 독특한 어도 패턴을 확인하였으며, 이 운하는 고대 수렵채집 어부들이 대규모 물고기 포획 시설로 사용했다고 추정했다. 특히 이 일대에서는 뾰족한 ‘가시 창’(Barbed spear points)이 발견되었고, 마야인들은 이 가시 창을 긴 막대기에 묶어서 물고기를 잡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낚시터는 기원전 2000년에 건설된 것으로 보인다.
마야 문명은 농경뿐 아니라, 물과 생태계를 활용한 독창적인 자원관리 기술을 발전시켰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발견은 고대 마야 문명의 환경을 활용한 수산업 활동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로 평가된다.
이 낚시터는 마야 문명의 농업 활동과 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당시 유목과 정착을 혼합한 마야인들이 영구적인 농경 문명으로 정착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주도한 팀은 이러한 대규모 포획 시설이 어떻게 설계되었고 운영되었는지에 대한 증거를 통해 마야 문명의 정착과 번영에 있어 단순히 농경 사회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생계 전략을 활용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대 어로가 마야 문명 절정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수도 있으며, 이번 발견은 당시 사람들의 생존전략과 환경 적응 방식을 새롭게 조명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고학자들이 마야와 그 조상들의 수수께끼를 계속 풀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 고대 운하의 발견은 고고학 분야에서의 현대 기술의 혁신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드론은 넓은 지역을 정밀히 촬영할 수 있고, 벨리즈처럼 밀림이 많아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 특히 유용하다. 그리고 구글어스 위성사진을 활용하면 이번 연구처럼 지형 데이터를 분석해 숨겨진 유적지나 패턴을 발견하는데 효과적이다. 이러한 기술은 고고학의 새로운 탐사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드론과 위성데이터를 결합한 이번 방식을 더 넓게 적용한다면 더 많은 고대 유적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첨단 기술은 기존의 고고학적 접근법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유적지를 탐사할 수 있게 만든다. 마야 문명이 번성했던 지역뿐 아니라, 아직 알려지지 않은 중남미의 고대 문명 유적지도 추가로 발굴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도 이러한 기술적 접근이 알려지지 않은 고대 문명 유적을 발굴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