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뒷담화는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중요한 도구
뒷담화는 사람들 간의 관계에 깊은 영향
뒷담화의 장점과 위험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다뤄야
[객원 에디터 8기 / 임지나 기자] 사람은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다. 태어나면서부터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함께 살아가고, 여러 사람과 어울리다 보면 나와 잘 맞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누구나 학교나 직장에서 누군가에 대해 이야기를 뒤에서 나누거나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대화를 흔히 ‘뒷담화’라고 부르는데, 이는 다른 사람을 부정적으로 말하거나 사실을 왜곡하여 뒤에서 나누는 대화를 뜻하는 말이다. 이렇게 보면 뒷담화는 긍정적인 대화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뒷담화’를 하게 되는 것일까?
뒷담화는 부조건 부정적인 행동으로만 볼 수 있을까? 심리학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뒷담화는 단순한 나쁜 습관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적 행동으로, 유익한 정보를 얻고 타인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뒷담화는 사람들 간의 신뢰감을 형성하거나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뒷담화는 나쁘다’는 고정관념과는 다른 시각이다.
영국의 진화심리학자 로빈 던바의 연구에 따르면, 대화의 약 70%가 부재중인 사람에 대한 뒷담화로 채워지며, 그중 악의적인 내용은 3~4%에 불과하다. 이 연구는 뒷담화가 인간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소통 방식임을 시사하며, 대부분의 뒷담화는 정보 공유와 관계 강화를 위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며, 그들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어 하는 본능적인 욕구를 갖고 있다. 누가 나에게 유익한 사람인지, 아니면 나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인지를 빠르게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뒷담화는 중요한 정보의 출처로 작용할 수 있다. 뒷담화는 일반적으로 쉽게 접할 수 없는, 때로는 은밀하고 중요한 이야기들이 포함되어 있어, 단순한 소문 이상의 깊은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더 많은 이해를 얻고, 대인 관계에서 더 신중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사람들에 대해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뒷담화는 사회적 관계를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또한 뒷담화는 사람들 사이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뒷담화는 보통 외부인이 알지 못하는, 우리만 아는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기 때문에 참여하는 사람들 간에 특별한 결속력이 형성된다. 이처럼 비밀스럽고 개인적인 대화는 그들 사이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만들고, 소속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뒷담화를 통해 서로의 의견이나 경험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동일한 상황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나누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가 깊어진다. 이런 과정은 단순히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넘어서, 사람들 간의 관계를 더욱 견고하고 친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에 더해 뒷담화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유용하다. 우리가 일상에서 상사나 다른 사람에게 직접적인 불만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 뒷담화는 그런 억누른 감정을 풀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주로 다른 사람이 듣지 않는 자리에서 불만을 털어놓으며, 그동안 속에 쌓였던 불편한 감정을 발산할 수 있다. 타인의 단점을 이야기하거나 부당한 대우에 대해 말하면서, 우리는 후련함을 느끼고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경험을 한다. 또한, 뒷담화는 참여자들 간의 공통된 감정을 나누는 기회를 제공해 유대감을 형성하고, 서로 더 잘 이해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뒷담화를 자주 하면 좋은 것인가? 뒷담화는 인간의 본능적인 행동 중 하나로, 어릴 때부터 타인에 대해 평가하고 정보를 얻으려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연구도 있다. 그러나 뒷담화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자신이 뒷담화를 할 때는 순간적인 기분 전환이나 스트레스 해소를 느낄 수 있지만, 그 대상이 되거나 이를 들은 사람들은 종종 불안과 상처를 받게 된다. ‘뒷담화를 자주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는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비치며, 신뢰를 잃거나 기만적이고 불성실한 사람으로 여겨질 위험이 크다. 그러므로 뒷담화는 언제나 그 상황과 맥락을 고려한 후에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더하여 뒷담화를 통해 잠시 우월감을 느낄 수 있지만, 그 결과가 나에게 되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타인을 비난하거나 그들의 결점을 드러내는 것은 일시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하며, 다른 사람을 깔보거나 비난하는 것은 결코 올바른 행동이 아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 결국 불만을 표현하는 것보다는, 자신을 돌아보고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타인에게 불만을 전달하기보다는, 자기 성찰과 성숙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진정한 성장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