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국가들의 우크라이나산 농식품 수입 거부
[ 객원 에디터 6기 / 박서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발발 이후, 세계 각국의 시장에도 그 피해가 불거졌다. 세계 최대 농업 수출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동부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중앙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와 중동지역, 그리고 유럽을 연결해 주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요충지 역할을 하는 나라이다.
우크라니아는 해바라기유, 옥수수, 밀, 보리 등과 같은 곡물들을 흑해 항로를 통해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수출을 하고,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연장 거부로 인해 흑해 항로가 막히게 되자 이는 전 세계적 식량난과 식품 인플레이션 등 글로벌 식량 보전의 위기로 이어졌다. 결국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 하에 흑해 항로 ‘흑해곡물수출협정’을 체결해, 흑해 항구 3곳을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가능하게 되었으나 여전히 곡물 수출의 어려움이 잔존하고 있다.
또한, EU는 지난해 5월 우크라이나 경제 지원책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 농식품에 대한 관세 및 수입 쿼터 면제 혜택을 제공해 오며, 이에 따른 결과로 저렴한 우크라이나산 농식품이 육로를 통해 인접국인 폴란드, 헝가리, 불가리아 등 중·동부 유럽 국가로 유입되었다. 따라서 당국의 농가들은 곡물 가격이 급감하게 되었고, 농민들의 수입이 폭락하는 등의 피해를 보게 되었다.
이후 EU 집행위가 마땅한 대책 없이 우크라이나에게 면세 혜택을 연장해 주기로 결정했고, 이에 피해를 우려한 다수의 동유럽 국가들이 반발하였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국경에서는 농민들이 트랙터를 동원해 도로와 국경 검문소를 차단하는 시위를 벌이는 사건이 일어났었다. 또 다른 피해국인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장 큰 지지를 호소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농산물에 대한 수입 금지 품목을 확대하였다.
폴란드 농업부 장관 헨리크 코발치크는 “EU 집행위원회가 폴란드 농민들의 기본적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게 매우 분명하다”라고 말하며 장관직을 사퇴하였다. 현재 폴란드·헝가리·불가리아·루마니아·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5개국은 자국의 농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산 농작물 수입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농식품 수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EU의 면세 혜택, UN의 흑해곡물수출협정 지원 등 여러 국제적 협력조치들이 이루어져 우크라이나 농식품 수출 문제가 해결되는 동시에 EU 내 주요 곡물 생산국가의 경제적인 타격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는 등 의도하지 않은 동유럽 곡물파동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으므로, 궁극적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로써는 우크라이나산 농식품에 대한 의존도가 낮지만, 국내 수입되는 곡물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식량 자급률을 개선하는 등 곡물 공급망 안정화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