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도쿄대학, 혈액에 닿으면 순식간에 굳어지는 지혈제 개발

기존 지혈제의 과제도 해결

< Illustration by HuiJung Cho 2006(조희정) >

[객원 에디터 6기 / 최하연 기자] 2022년 3월에 도쿄대학 의학부 부속 병원 혈관외과의 오오카타 신야 병원 임상의인 호시나 카츠유키 준교수, 대학 대학원 공학계 연구과 바이오엔지니어링 전공의 카마타 히로유키 특임연구원(주임연구원), 사카이 타카히로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이 혈액과의 접촉 시 신속하게 굳은 합성 하이드로겔을 설계하였다.

외과 수술에서 발생하는 출혈은 출혈 제어가 매우 중요하다. 생체는 가벼운 출혈을 자연스럽게 지혈할 수 있는 혈액응고 반응을 가지고 있지만, 큰 혈관에서의 출혈은 압박 지혈이나 혈관의 봉합이 필요다. 기존의 지혈제는 지혈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동물성 단백질(소 유래 단백질 제제)로 만들어진 지혈제는 감염 가능성이 있고, 다당류로 만들어진 지혈제는 사용 후 염증이나 치유 지연 등의 문제가 있으며, 알루미늄계 지혈제는 조직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지혈제를 쉽게 첨가하고, 접착하며, 벗겨지지 않고 붕괴되지 않는 지혈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내시경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혈제의 요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또한, 혈액 응고를 저해하는 병을 가진 환자에게 적용 가능하고, 간단하고 저렴한 지혈제도 존재하지 않는다.

기존의 지혈제 시트는 액상의 소단백질 제제로 시판되고 있지만,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 다당 계열의 지혈재는 접착성이 약하여 고정화나 압박이 별도로 필요하다. 알루미늄 화합물은 생리적인 지혈 효과를 가지지만 염증을 동반한다. 셀룰로오스 계열은 접착성이 없으며 거의 지혈 효과가 없다.

또한, 암이나 임신, 감염 등으로 인해 혈액 응고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증상을 가진 환자의 경우 지혈이 어렵다. 또한, 인간 혈액 성분을 사용한 지혈제는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과제들은 환자의 안전을 위해 응급 외과 수술에서 매우 치명적이다.

그러나, 개발된 합성 하이드로겔은 대량 출혈을 신속하게 지혈할 수 있다. 또한, 인간 혈액 성분이 아닌 합성 재료로 만들어져 있어 미지의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없다.

실험용 쥐를 사용한 연구 결과, 이 합성 하이드로겔은 기존의 압박 지혈이나 지혈제보다 더 짧은 시간에 지혈할 수 있었다. 게다가, 기존 지혈제에 비해 염증 반응도 상대적으로 가벼워졌다.

도쿄대학이 개발한 합성 하이드로겔은 폴리에틸렌글리콜(PEG)을 주성분으로 하는 약산성 액체이다. 이 액체는 혈액과 접촉하면서 고체로 변화한다. 이 반응은 약산성에서는 느리고 중성에서는 빠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약산성인 합성 하이드로겔은 혈액과 만나면 혈액의 pH를 유지하려는 완충 작용으로 인해 중화된다. 그리고 중화된 순간 혈액을 끌어들여 고체로 변하면서 지혈 작용을 한다.

이번에 개발된 합성 하이드로겔은 생체의 혈액 응고 반응과는 다른 방식으로 혈액을 지혈시킬 수 있다. 따라서 혈액 응고가 어려운 다른 질병이나 약물에 의한 혈액 응고 부족 상태에도 신속하게 지혈할 수 있는 지혈제의 개발 가능성이 있다. 또한, 혈액뿐만 아니라 수액 등 체액 누출 방지재로도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다고 도쿄대학 연구진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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